사고기, 왜 19번 활주로에 착륙했나…"관제사·조종사 교신 합의"
[무안 제주항공 참사] 국토부 "관제사, 가장 가까운 활주로 안내"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제주항공 사고기가 19번 활주로(반대 방향)로 2차 착륙을 시도하기 전 관제사와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1일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브리핑(11차)'에서 "(사고 당시 관제사가)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착륙을) 안내했고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상호합의돼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경수 정책관은 "9시 1분 이후 (관제사, 조종사 간) 일부 교신이 있었다"며 "조종사가 복행을 시도하면서 우측으로 선회했고, 이 과정에서 관제사가 뭔가 비정상적인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제사가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안내했고,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 자연스럽게 서로 합의가 돼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정책관은 "당시 전후, 상관관계를 다 조합하고, 관련자 진술,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대화 내용을 종합해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사조위의 종합 자료를 가지고 판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정부가 공개한 관제사와 조종사 간 교신 내용은 오전 8시 54분부터 9시까지 약 6분이다. 이후 여객기가 폭발하기까지 긴박했던 3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54분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받았고, 3분 뒤인 8시 57분 관제사로부터 새 떼를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2분이 지난 9시 59분 기장은 메이데이(Mayday·항공기 등에서 보내는 국제 조난 긴급신호)를 선언했다.
당시 조종사는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3번 외친 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 버드 스트라이크, 고 어라운드라고(Go Around·복행)"라고 통보했다.
이후 오전 9시 항공기는 선회한 뒤 19번 활주로로 접근했다.
이어 9시 1분 19번 활주로 착륙 허가를 받았고, 9시 2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접지했다. 9시 3분 속도를 줄이지 못한 여객기는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형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를 들이받고 폭발했다.
한편, 조사위는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한 음성기록장치(CVR)의 데이터를 추출했다. 사조위는 이를 음성파일로 전환해 사고 전 2시간 조종사와 관제사 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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