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사고 열쇠 쥔 '블랙박스' 확보, "원인 규명 빨라야 6개월"

[무안 여객기 참사]비행·음성 기록 장치 수거, "분석실 확인 예정"
탑승자 181명 중 179명 사망…객실 승무원 2명만 유일하게 생존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내 최악의 항공기 참사로 기록될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정부는 사고 원인을 규명할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조사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항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고위)는 전날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보잉737-800)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했다.

여객기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 장치(CVR) 두 가지다. FDR은 항공기의 3차원적인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기록한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다. CVR은 조종실 승무원 간의 대화, 관제기관과 승무원 간의 교신내용, 항공기 작동 상태의 소리 및 경고음 등을 저장한다.

현재 사고위는 잔해 조사, 증거 보존 등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사고조사관 8명과 안전감독관 9명이 초동 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국토부와 소방서 관계자들이 여객기 추락 사고 유가족들에게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다만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상업용 여객기의 경우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통상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걸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합적인 사고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걸 규명하려면 장시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2013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 중 사고를 낸 아시아나 OZ214편은 블랙박스 해독만 수개월이 걸렸다. 사고 원인 조사 보고서는 11개월 만에 나왔다. 1997년 대한항공 괌 사고 조사에 2년 6개월, 1999년 대한항공 스탠스태드 사고 때는 3년 7개월을 각각 소요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사고조사는 총 12단계에 걸쳐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사고조사 수행 △조사단 구성·운영 △예비보고서 발송 △검시·검사·분석·시험 △사실조사보고서 작성 △의견청취 △최종보고서 초안 작성 △관계자 의견조회 △위원회 심의·의결 △최종보고서 공표 발송 순이다.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블랙박스를 온전하게 회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블랙박스 상태는) 추후 분석실에서 확인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확인된 무안항공 여객기 사고는 △29일 오전 8시 54분 관제탑 착륙허가 △8시 57분 관제탑 조류충돌 경보 △8시 59분 조종사 메이데이(조난신호) 선언 △9시쯤 복행(고 어라운드) 후 19활주로 착륙 시도 △9시 3분 동체 착륙 후 담벼락 충돌 순으로 발생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