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 전셋값 3주 연속 내리막…"올파포 효과? 글쎄"[르포]

강동구, 송파구 전셋값 하락 지표…현장 체감 크지 않아
주변 아파트도 잠잠…전세 대출 규제·입주장 효과 '미미'

2일 오후 방문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의 모습. 2024.12.03/뉴스1

"입주장이라고 하기엔...(웃음)"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2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일대. 통상 전세 매물이 늘고 전세가가 내려가는 '입주장' 시기이지만, 둔촌동 일대 부동산들의 이야기는 사뭇 달랐다.

둔촌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웃으며 "전세가 크게 떨어지지도 않아 입주장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며 "1억 원 단위로 떨어지던 헬리오시티 때랑은 딴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통상 둔촌주공과 같은 대단지의 입주 전후로 전세 물량공급이 쏟아져 해당 아파트와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이 내려가는 '입주장'이 펼쳐진다.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주춤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입주장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송파 전셋값 내리막에도…"입주장은 아냐"

사진은 이날 오후 1만2천32가구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0.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1일 한국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송파구와 강동구 전셋값은 각각 0.11%, 0.05% 떨어져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단지 입주로 인한 입주장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일대 부동산들은 입 모아 "입주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간혹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 매물들이 거래되고 있지만, 유의미한 거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집주인들도 호가를 내리지 않아 당분간은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실거주 비율이 높아 전세 매물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신축 대단지 프리미엄이 있어 집주인들이 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입주 기간도 내년 3월까지라 집주인들은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최대 규모의 입주장인 만큼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1000만 원, 2000만 원 떨어지는 걸 입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일반 분양분의 경우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게 있지만, 입주장 여파라고 보긴 무리다"고 설명했다.

주변 강동구,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둔촌주공 매물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전셋값이 내려가긴 했지만, 낙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인근 부동산들의 전언이다.

실제 송파구 오금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평균 6억 원대 초반에서 큰 변동 없이 거래되고 있다. 둔촌주공 바로 옆에 있는 강동구 2차 현대 아파트 또한 전용 79㎡ 매물도 전셋값이 4억 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방이역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입주 때는 인근 아파트 전세가가 2억 원이 넘게 떨어졌는데, 지금은 아니다"며 "오히려 컨디션이 좋은 구축의 경우 시세보다 높게 나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세대출 제한에 수요↓, 향후 상황 지켜봐야

20일 경기 수원시의 한 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다만 전세대출 제한 여파로 일대 전세 수요가 자체가 줄고 있어 향후 전셋값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둔촌주공 자체가 1만 2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입주장인 만큼, 주변 몇몇 아파트들에서는 큰 폭으로 전셋값이 내려가기도 했다.

실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이 지난달 12일 약 2억 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인 10억 원에 거래됐다.

송파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은 공급이 많아서가 아니라 수요가 없어서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다"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집주인들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금동 현대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대표 또한 "호가는 서서히 내려가는 추세다"며 "매물이 점점 쌓이고 입주 기간이 다가올수록 전셋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