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가율 23개월만에 최고치 경신…'갭투자' 증가는 아직

11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67.6%…전세↑ 매매↓
집 값 하락에 대출규제까지…갭투자 수요 상승은 아직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7개월 연속 상승했다. 매매가격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지만 전세가격 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는 영향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4.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대출 규제 여파와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세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KB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7.7%로, 지난 2022년 12월 67.3%를 기록한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대출규제 여파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가 주춤하는 사이 전셋값이 상승한 결과로 해석된다. KB의 조사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0.57%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2.21% 상승했다.

대출총량 감소로 주택 구매 수요가 줄면서 매매가는 물론 거래량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스트레스 DSR 2단계 등 대출 규제를 올해 하반기부터 강화하며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반면 아파트 전셋값은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2020년 7월 시행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에 의한 전세계약들이 올해 7월 만료돼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임대차 2법은 임차인에게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1회 보장하고 보증금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전세계약 기간 2년과 계약갱신권 사용 후 2년이 모두 지나 집주인들이 지난 밀린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에 기존의 세입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않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가율이 상승하면 전세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갭투자 수요가 당장은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대출규제와 경기침체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가율이 올라갔어도 대출규제가 여전해 갭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져 '똘똘한 한 채' 전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또한 "비아파트 부분과는 달리 아파트 전세는 깡통전세 위험이 적어 수요가 여전하고, 계약갱신 만료 매물들은 일제히 전셋값이 올랐다"며 "다만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다주택자 세금 부담도 상당해 갭투자 수요는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