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40층, 4500가구 목동 대단지 들어서는데…주민들 의견 '제각각'
22일 목동 10단지 재건축 설명회…주민의견 듣는 자리 가져
재건축 두고 각기 다른 의견…'재건축 필수'vs'현상유지'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서 열린 목동 10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설명회.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정비계획안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200명이 넘는 목동 10단지 주민들이 설명회장에 모였다.
양천구는 이날(22일) '목동10단지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을 비롯한 시구 관계자들과 건축, 감정평가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준공된 지 37년 된 목동 10단지는 지난해 1월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해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6월 이뤄진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통해 이번 정비계획안이 도출됐다. 목동 14개 단지 중 정비계획안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이번 설명회는 이기재 구청장의 인사를 시작으로, 황성식 KTS 엔지니어링 대표의 계획안 내용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이기재 구청장은 "각종 심의나 여러 단계가 남아 있지만, 주민들이 단결해 갈등을 최소화한다면 재건축 속도가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자리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후 서울시와 협의하고 정비 기간을 고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목동 10단지는 기존 15층, 2160가구 규모에서 최고 40층, 4045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거듭난다.
단지 내에는 보행 동선과 공공보행로를 연계한 통학동선을 마련한다. 여기에 공공보행로를 중심으로 돌봄센터,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배치될 예정이다. 거주민을 위한 근린공원과 소공원도 단지 내부에 조성한다.
공공주택 대지는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사업성을 확보했다. 또한 기준용적률(210%)에 허용용적률 인센티브(20%), 기반 시설 조성 제공 시 부여되는 용적률(20%)도 적용해 상한용적률을 2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공공주택 제공으로 용적률 제한이 완화되면 법적상한용적률은 300%에 육박한다. 현재 용적률이 123%인 목동 10단지의 경우 많은 가구를 분양할 수 있어 우수한 재건축 사업성이 기대된다.
황성식 대표는 "작년 9월 최종고시된 지구단위계획안을 바탕으로 자문을 거쳐 계획안이 도출됐다"며 "오늘 나온 의견을 토대로 전문가 조언도 받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최종계획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의 의견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준공된 지 40년 가까이 된 아파트 설비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재건축을 지지했다. 다만 몇몇 노년층 주민들은 재건축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40대 이 모 씨(남)는 "아직 시설이 너무 노후화되고 주차난도 심해서 재건축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CCTV랑 보안문도 없고, 가로등 숫자도 턱없이 부족해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50대 박 모 씨(남) 또한 "아직 의례적인 절차이지만, 첫 발자국을 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며 "점점 벌어지는 강남과의 격차를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려면 재건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강조했다.
70대 이상의 노년층 중에서는 재건축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재건축사업 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사 기간 이주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게 그 이유였다.
10단지에 살고 있는 김 모 씨(72·남)는 "젊은 사람들이랑 다르게 주변 동년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재건축을 내켜 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살아생전 재건축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0단지 주민 70대 윤 모 씨(여) 또한 "당장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사는 딸과도 의견이 다르다"며"동 간 간격도 넓고, 주변 인프라도 잘 돼 있어 굳이 재건축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양천구는 다음 달 23일까지 정비계획안 공람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구의회 의견 청취,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 교육환경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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