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것이 K미식 장벨트 투어"…트럼프도 놀란 간장·고추장 제조 체험

코레일관광개발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앞둔 장문화 체험상품 출시
담양, 순창 장 명인과 함께 현지음식도 즐길 수 있어

기순도 명인의 고려전통식품에서 진행된 '장 가르기' 체험 모습. 2024.11.14/뉴스1 김동규 기자ⓒ news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한우 갈비구이 소스로 기순도 명인의 간장이 사용됐습니다. 씨간장이 360년이나 됐다는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이 놀랐다고 합니다."

지난 14일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K미식 장(醬)벨트 투어 버스 안에서 미식해설사는 기순도 명인의 간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투어는 코레일관광개발이 곧 출시를 앞둔 'K-매운맛과 감칠맛이 터지는 다채로운 맛의 감탄여행'(장벨트 투어) 상품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식진흥원이 주관하는 'K-미식벨트' 사업의 하나로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한다.

K-미식벨트 사업은 지역별 농업자원, 식품명인, 향토음식, 전통주 등 한식 자원을 결합해 내수 관광으로 연결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주도 사업이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발효문화, 전통한식, 제철밥상, 유행한식의 4개 테마를 주제로 30개 벨트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 중 첫 주자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둔 장문화를 테마로 누구나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장벨트 투어 상품이 만들어졌다. 장의 기원과 유래부터 만들어진 장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를 하나의 관광스토리로 구현해 여행 기간 전통 장에 대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기순도 명인 장독대 모습. 2024.11.14/뉴스1 김동규 기자ⓒ news1

간장과 된장 직접 분리…명인과 함께하는 장 가르기

14일 오후 도착한 전남 담양 진장 명인인 기순도 명인의 고려전통식품에는 1200여 개의 장독대가 방문객들을 반겼다.

기 명인은 "요즘은 세계 각국의 유명 셰프들이 한국의 장문화와 그 맛을 좋아한다"며 "직접 한국을 방문해 장을 같이 담그고 장독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장 가르기 체험도 우리 전통 간장과 된장의 제조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장 가르기는 간장이 될 장물 부분과 된장이 될 메줏덩이를 깔때기와 채를 이용해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죽염 베이스의 장물을 분리해 간장 용기에 담고, 나머지 메줏덩이는 꺼내 용기에 담아 직접 가르기를 한 된장과 간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이어 방문한 삼다리 내다마을에서는 죽염의 원료가 되는 대나무밭이 펼쳐졌다. 대나무밭 체험 후에는 대나무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죽로차와 죽신황금차도 맛볼 수 있다. 이후 장독대에서 나쁜 기운을 물리쳐 장맛이 변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달아 놓는 버선모빌 만들기도 이어졌다.

강순옥 고추장 명인의 순창장본가 고추장 제조 체험 모습. 2024.11.15/뉴스1 김동규 기자ⓒ news1

'고추장 직접 제조'…장 담는 옹기제조 체험까지

이튿날인 15일에는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으로 이동했다. 먼저 맛있는 고추장의 비결 중 하나인 좋은 물을 강조하기 위한 강천산 초입 걷기 체험이 이어졌다. 길옆으로 흐르는 하천과 군데군데 보이는 폭포들이 아름다운 강천산의 멋을 더해줬다.

이후 방문한 강순옥 고추장 명인의 순창장본가에서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강 명인은 "이곳은 물과 공기도 좋고 고추장을 맛있게 만들기 위한 습도나 온도가 적절하다"며 "먼저 물에 쌀가루를 넣고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끓기 시작한 다음에는 충분히 식힌 후 조청, 소금, 메줏가루, 고춧가루를, 주걱을 이용해 충분히 섞어야 한다. 이후 3~5일 숙성 후 먹을 수 있다.

이어 버터에, 고추장, 꿀, 말린 마늘 플레이크 등을 취향에 맞게 넣어 제조하는 나만의 ‘고추장 버터’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고추장, 된장, 간장을 숙성하고 보관하는 옹기를 만드는 체험도 알찼다. 무형문화재 5호 청자기능 보유자 고(故) 조기정 선생의 문하생인 권운주 도예가가 진행하는 옹기체험에서는 체험자들이 직접 물레를 돌려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투어에는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식사도 포함돼 있다. 담양 떡갈비, 된장대통밥, 돼지갈비, 애호박찌개, 현지의 장(고추장, 간장, 청국장)을 활용한 순창삼합 등을 즐길 수 있다.

코레일 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이 상품은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1인당 55만 원(2인 1실 기준)이고, 12월 13일과 14일 2회 운영에만 60% 이상 할인된 23만 원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순창삼합 모습.2024.11.15/뉴스1 김동규 기자ⓒ news1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