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양·의왕·의정부 5만채 '미니신도시'…"입지는 최적, 속도는 숙제"[수도권 신규택지]
입지는 긍정평가, 공급속도 여부가 집값안정 관건될 듯
토지보상 원활하고 변수 없어야 계획대로 실행 가능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의 서울, 고양, 의왕, 의정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5만 가구 규모 주택공급 계획이 수도권 집값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입지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물량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는 △서울 서리풀(2만 가구·221만㎡·67만평) △고양대곡 역세권(9400가구·199만㎡·60만평) △의왕 오전왕곡(1만 4000가구·187만㎡·57만평) △의정부 용현(7000가구·81만㎡·24만평) 등 총 4곳이다. 전체 면적은 688만㎡(208만평)로 여의도 면적(290만㎡·88만평)의 약 2.4배에 이른다.
서리풀 지구 2만 가구 중 55%(1만1000가구)는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Ⅱ(미리 내 집)로 공급한다. 자녀를 두 명 이상 출산한 가구는 최장 20년 거주 후 시세 대비 10~20% 저렴한 가격(2자녀 90%, 3자녀 80%)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공급계획이 수도권 집값 안정에 일정 부분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면서도 한계도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발표는 장기적 주택공급 신호와 양질의 택지확보라는 장점이 있고 도심 접근성이 양호하다고 본다"면서도 "지구지정이나 지구계획 수립이 필요한 만큼 당장 수도권 준공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택지의 상당량은 신혼부부용 장기전세 주택 등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집중될 전망이라 서초 서리풀지구와 같은 알짜 입지는 일반분양 물량을 놓고 당첨을 위한 세대 간 눈치보기가 치열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일단 공급 규모가 크지 않고 단기적 안정세에는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서 수요가 높은 지역의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리풀에서는 절반 이상이 장기전세로 빠지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값 안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공급물량과 공급속도인데 시기와 규모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부연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곡과 의정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가깝고 서초도 강남 수요 분산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위치선정은 잘 됐다고 본다"며 "그러나 7년 후를 입주 목표로 잡았는데 공급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 이슈가 되는 서울 모 단지의 규모가 1만 가구라는 것에 비춰보면 이번 공급물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2029년 분양, 2031년 첫 입주도 토지수용과 보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실행이 있으면 맞출 수 있는 목표"라면서도 "공사 중 유물이 나오거나 하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차질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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