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용산역 개발에 창동역도 지하화…경부·경원선 68㎞ '대개조'
'녹색' 넥타이 맨 오세훈 "철도 지하화로 38만평 녹지"
사업비 26조, 상부 개발이익 31조로 충당…강북권 수혜
- 전준우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서울시가 23일 공개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은 경부선·경원선 68㎞ 전 구간을 아우른다. 사업성이 높은 서울역·용산역 일대 경부선 개발 이익을 활용해 창동역·도봉산역을 포함하는 경원선까지 지하화해 서울의 강남·북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의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녹지'를 연상시키는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브리핑을 진행하며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서울을 하나의 정원처럼 생각하고 녹지 면적을 늘리고자 한다"며 "철도 지하화를 통해 '연트럴파크'와 같은 녹지 공간이 서울에 약 38만평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시가 국토부에 제안하는 철도 지하화 구간은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총 67.6㎞로 총 39개 역사를 포함한다.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다. 경원선의 경우 일부 지역은 위치상 경부선 일대에 포함됐다.
철도 지하화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사업 기간도 최소 15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간 프로젝트다. 공사 중 철도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빙고역·석수역·오류동역·도봉산역 등 7개 역은 임시선을 만들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25조 6000억 원 규모로 경부선 일대 15조 원, 경원선 일대 10조 6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산출됐다.
서울시는 별도 예산 투입 없이 상부 공간 개발이익 31조 원으로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구간 약 22조 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 1000억 원이다.
선형의 '선로 부지'(122만㎡·약 38만평)는 대규모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역사부지'는 중심지 개발 잠재력을 활용, 매각을 전제로 입체‧복합개발한다.
역사 부지는 171만 5000㎡로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 개발을 추진한다.
상부 공간 개발이익 31조 원 중 서울역‧용산역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이를 활용해 구로·금천이나 중랑·도봉 등 서울 외곽지역의 철도 지하화 사업비로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해당 6개 노선을 모두 고려해 본 결과 해당 노선들이 연결돼 있고 사업의 효율성 측면에 있어서 크게 경부선, 경원선으로 나눠서 사업을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사업성이 높은 경부선의 수익을 경원선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철도 지하화에 따른 수혜 지역은 강북 지역으로 꼽힌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원선이 지나면서 강북 지역이 단절돼 있는데 지하화를 통해 큰 걸림돌을 제거하게 되면 균형발전이 가능해지고, 강북권이나 영등포 일대 등 발전 동력에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25일 국토부에 철도 지하화 방안을 제안할 계획으로, 연말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더라도 2028년 착공 이후 지하화 공사에 최소 5년, 이후 상부 공간 조성에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 교수는 "철도 지하화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서울이 모델이 돼야 한다"며 "공공·민간이 협력해 시너지를 내는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면 지방에서도 철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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