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낡은 철도 지하화…서울 38만평 '제2 연트럴파크'로(종합)

경부선·경원선 67.6㎞ 6개 노선 39개 역사 지하화 추진
사업비 26조, 상부 개발이익 31조 활용…"예산 투입 無"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서울시가 개통된 지 약 120년이 된 낡은 철도 지하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지상의 약 38만평에는 연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 공원을 조성하고 약 100만평 규모의 역사 부지는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 복합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3일 경부선·경원선 68㎞ 전 구간의 지하화 내용을 담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상 철도는 생활권을 단절시키고, 주변 지역을 쇠퇴하게 했다"며 "소음과 진동 문제로 주거지 기능이 제한되는 등 삶의 질을 저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은 그 어느 지역보다 철도 지하화에 대한 시민 염원이 크고,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경부선·경원선 67.6㎞ 6개 노선 39개 역사 지하화 추진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 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다. 1899년 경인선, 1905년 경부선을 개통한 지 약 120년이 지나며 인근 주민들의 소음, 생활권 문제 등이 끊이지 않았다.

시가 국토부에 제안하는 철도 지하화 구간은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총 67.6㎞로 총 39개 역사를 포함한다.

서울 철도 지하화 구간(서울시 제공).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 일대, 경원선 일대 총 2개 구간 내 6개 노선이 해당한다.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다. 경원선의 경우 일부 지역은 위치상 경부선 일대에 포함됐다.

◇사업비 26조원, 상부 개발이익 31조원 활용…"예산 투입 無"

사업비는 총 25조 6000억 원 규모다. 경부선 일대 15조 원, 경원선 일대 10조 6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산출됐다.

서울시는 상부 공간 개발이익 31조 원으로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구간 약 22조 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 1000억 원이다. 경부선 개발 수익을 경원선 사업비로 활용, 사업비 조달 비율은 121%로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철도 지하화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선형의 '선로 부지'(122만㎡)는 대규모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역사부지'는 중심지 개발잠재력을 활용, 매각을 전제로 입체‧복합개발한다.

역사부지는 171만 5000㎡로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서울역‧용산역 등 도심 내 대규모 역사에서 발생하는 상부 개발이익을 그간 지상 철도로 소외되고 낙후됐던 서남권, 동북권의 지역 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25일 국토부에 제안할 계획으로, 연말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더라도 2028년 착공 이후 지하화 공사에 최소 5년, 이후 상부 공간 조성에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경부선 개발 이익으로 경원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철도 전체 노선을 선도사업지로 신청하게 됐다"며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지로 서울은 어떤 형식으로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