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분위기 '확' 바뀌었다…"매물 쌓이고 호가는 하락"
아파트 매물 '적체' 심화…마포구 일부 단지 136% '급증'
버티던 집주인들 호가↓, 주요 대단지 한 달 새 1억원 '뚝'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무서운 기세로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일부 지역은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면서 집값 상승 동력에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둘째주 0.23%의 상승률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9월 셋째주 0.16% △9월 넷째주 0.12% △9월 다섯째주 0.10%로 3주 연속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울 집값 '풍향계'인 △서초(0.44%→0.17%) △강남(0.31%→0.18%) △송파(0.35%→0.11%) 등 강남 3구 역시 일제히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총 8만 3890건으로 석 달 전(8만 806건) 대비 3.8%(3084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마포(2765건→3165건, 14.4%) △은평(3387건→3818건, 12.7%) △서대문(2577건→2889건, 12.1%) △금천(1205→1332건, 10.5%) △구로(3301건→3644건, 10.3%) △도봉(2318건→2555건, 10.2%) 등 일부 지역은 10% 이상 매물 수가 증가했다.
특히, 마포 '신축 3대장'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마포더클래시(1419가구)는 이날 기준 매매 물건이 총 109건으로, 석 달 전(46건)보다 136%(63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침체 속에 시장 내 매물이 쌓이면서 '버티기 모드'였던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염리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면적 59㎡ 매물의 경우 지난달 중층 기준 17억 원 선에 호가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16억 원 이하 매물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전했다.
또 다른 대장 단지인 마포그랑자이(1248가구) 역시 전용 84㎡가 지난달 21억~22억 원의 호가를 형성했지만, 이달 들어선 19억~20억 원 선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조이기 속 실수요 매수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집주인들도 더는 '배짱 호가'를 고집하기 힘들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자산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려면 누군가 대출을 일으켜 계속 사줘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한풀 꺾이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는 안 되는데 매물이 늘고 집을 보러오는 사람마저 줄면 결국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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