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노른자 땅' 10년째 흉물 방치…"86억에 살 사람 없나요?"

옛 파출소 자리…최고가 경쟁입찰서 유찰
서울시 "다음달 같은 금액 재입찰 할 것"

옛 삼성2파출소 부지(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 10년 넘게 폐건물로 방치된던 옛 삼성2파출소 건물이 86억 원에 부동산 시장에 나왔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시가 과거 파출소로 쓰이던 강남구 삼성동 114-6 건물과 땅에 대해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했으나 유효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토지는 124.0㎡, 공실 건물 133.03㎡ 규모로 최소 입찰가는 86억여원이었다.

최고가를 써낸 이가 낙찰자가 되는 방식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입찰이 이뤄졌는데 전날 개찰 결과 입찰자 수는 무효 1명, 유효 0명에 그쳤다.

높은 감정가가 유찰 원인으로 꼽히지만, 서울시는 같은 금액으로 다음 달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압류재산은 유찰될 경우 공매 예정 금액이 10% 차감되지만, 공유재산 매각 절차에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유재산은 반드시 팔아야 하는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유찰됐다고 최저 입찰가를 낮춰야 하는 규정은 없다"며 "다음 달 같은 금액으로 재공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매물로 나온 옛 삼성2파출소는 지하철 9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선정릉역 인근으로 강남 한복판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2013년 지하철 9호선 공사 당시 균열이 발생하며 붕괴 우려로 인해 이전했는데 시공사였던 경남기업이 파산하면서 배상도 받지 못했다.

이후 개발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으나 취소되며 10년 넘게 도심 내 흉물로 남아 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