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지구 두바퀴 반 돈 박상우 장관…K시티·고속철 세일즈 총력

고속철 수주지원 본격화…우즈베키스탄에 한국형 고속철 첫수출
취임 때부터 신도시 수출 강조…베트남에 판교급 K시티 ‘가시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체코 프라하에서 마틴 쿱카(Martin Kupka) 체코 교통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4.9.21/뉴스1

9개월간 10만6165.73㎞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구 두 바퀴 반 이상의 거리를 누볐다. 파나마부터 르완다까지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수주 환경 속에서 국토교통 책임자로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고위급 회담·현장 방문을 비롯해 신규 프로젝트 개발까지 챙겼다. 특히 우리 기업의 기존 주력 사업뿐 아니라 한국형(K)-신도시·고속철도 수출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해외 수주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실리를 추구한 것이다.

30일 국토부에 따르면 박상우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 후 △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 △르완다·카타르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파나마·모로코 △베트남 △체코 등을 방문했다.

이라크를 방문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방탄조끼를 입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박상우, 고속철 수주 지원 본격 추진…우즈베키스탄에 한국형 고속철 첫 수출

우선 박 장관은 이라크 방문 시 총 101억 달러(잔여 55억 달러) 규모의 비스마야신도시 사업 재개를 지원했다. UAE에서는 에너지인프라부 장관 면담을 통한 수소도시 협력을 강화했다. 더불어 UAE 에티하드레일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해 UAE 철도망 구축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 및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후 3월 에티하드레일 관계자 및 기술진 등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식에 초청했으며 차량 공장 및 관제센터 견학·KTX-청룡 시승 등을 통해 한국 고속철의 우수한 기술력을 적극 홍보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르완다에서 박 장관은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르완다 정상을 초청했으며 키갈리 그린시티 등 신규 사업 발굴에도 머리를 맞댔다.

이어 그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아 한국·투르크메니스탄 간 인프라 및 신도시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교통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파나마 대통령 취임식 경축 특사로 파견된 박 장관은 당시 파나마 정부로부터 (파나마) 대통령 핵심공약사업인 ‘파나마시티~다비드 철도사업’ 참여 제안을 받았다. 국토부는 해당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지원하고자 파나마 대통령실 내 신설된 국가철도사무국과 철도협력 MOU를 맺었다.

모로코 철도차량 수주 지원에도 나섰다. 그는 모로코 방문 시 교통물류부 장관·철도청장과 함께 철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기업이 모로코의 고속철·전동차 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실제 대규모 철도차량 구매 사업을 추진 중인 모로코와 현지화·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 적극 논의했다. 1차 자격심사를 통과한 우리 기업이 오는 10월 본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체코에서는 한국·체코 간 고속철도 및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MOU를 체결했다. 체코 교통부 장관과 만난 박 장관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가격경쟁력·약속된 공기를 지키는 신뢰경영 등 K-철도 강점을 홍보하는 한편, 고속철도 설계·건설·운영·차량 등 모든 과정을 패키지로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원은 수주 성과로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 6월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는 2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박상우 장관은 “자랑스러운 한국형 고속철도가 우즈베키스탄의 뜨거운 사막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선진 기술과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UAE·체코·폴란드 등 철도산업의 경제 영토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로부터 박닌성 동남신도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박상우, 취임 당시부터 신도시 수출 강조…베트남에 판교급 K시티 개발 ‘가시화’

박상우 장관은 K-신도시 수출을 위해 베트남을 찾았다. 방문 당시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 협력 강화를 위해 응우옌 딴 응이 건설부 장관과 면담을 실시하고, 도시개발 MOU 체결, 한국·베트남 도시개발 혁신포럼 등을 함께했다.

UGPP는 한국의 개발 경험 공유 및 정부 대 정부(G2G) 기반 개발 사업을 통해 베트남의 도시 문제를 선제 대응하는 양국 간 협력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양국 정상 임석 하에 베트남 도시개발에 우리 측 참여방안 마련을 위한 UGPP MOU를 체결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첫 사업으로 박닌성 동남신도시를 발굴했다.

사업지는 박닌성 꾸에보현 일대로, 계획 구역은 1592ha이며 개발구역은 850ha다. 계획 인구는 15만 6000명이며 가구 수는 4만 9000채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5~2060년이지만 변동 가능성은 있다. 사업비는 4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향후 개발될 경우 판교급 신도시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현재 박닌성 동남신도시 주변으로는 박장 산업벨트·꾸에보 산업단지 등이 있다. 삼성전자 공장이 근거리에 있으며 노이바이 국제공항 이용도 쉬울 것으로 보인다. LH가 추진하는 흥옌성 산단도 인접해 있다.

지난 7월 LH·박닌성 간 동남신도시 개발협력 MOU가 체결됐으며 내년 하반기 투자자 선정 관련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베트남 측은 UGPP 협력을 활용한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가 10여 년 동안 기다려 온 도시 수출이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베트남 측에서 오히려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떤 컨소시엄을 구성하던 다 받아주겠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수억 달러 (수주 실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익성 높은 공사, 부가가치가 더 높은 공사로 계속 가야 한다”고 말하며 해외 수주 패러다임 변화도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