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주인들 "HUG '감평' 받겠다" 우르르…한달새 1400건 신청

지난달 12일 HUG 인정 감평제 본격 가동, 140가구에 감평서 발급
종전 공시가 산정 대비 주택 평가액↑…"보증 당시 시세 반영 결과"

사진은 서울 광진구 일대 빌라촌 모습. 2021.5.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식 인정하는 감정평가(감평)를 받겠단 집주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연립·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의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시 이른바 'HUG 인정 감평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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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감평법인 감정만 '인정'…과다 감정 등 감평 '악용' 사전 차단

29일 HUG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HUG의 '인정 감정평가' 도입 후 현재까지 누적 감평 신청은 총 1425가구(9월 18일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진행 단계별로 보면 △예비 감정이 984가구 △정식 감정이 301가구 △감정평가서(감평서) 발급이 140가구로 각각 나타났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 개선의 하나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문턱을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HUG 보증에 가입하고자 하는 집주인이 주택 '공시가격'에 이의를 신청하고, HUG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감평법인이 산정한 감평액을 주택가격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HUG가 직접 의뢰한 5곳의 감평법인의 감평액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안전장치'를 걸었다.

이는 비아파트 주택가격 산정 시 사실상 배제해 오던 감평 방식을 다시 활용하도록 하되, 감평액을 부풀리는 '과다 감정'(업 감정)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전당포(보증기관)에 시계(주택)를 가져가면 전당포 주인(HUG)이 아니라 시계 주인(임대인)에게 감정을 맡겼다"며 "그걸 원래대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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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산정방식 합리화"…HUG, '인정 감평' 확대 적용

HUG의 인정 감평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임대인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정식 감평이 진행된 주택 감평액을 보면, 전체 124가구 중 121가구는 공시가를 활용한 종전(공시가격×140%)보다 주택가격이 높게 평가됐다.

이는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공시가격의 한계 때문인데, 매해 1월 1일 기준인 공시가격은 전년도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돼 1월 이후 시세 변동분이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유사 물건의 거래사례 등을 활용하는 감평은 최근 시세가 반영돼 정확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지역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2.68% 오르며 2020년 6월(2.7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예컨대, 공시가격 1억 원인 빌라 집주인의 경우 기존에는 전세금이 1억 2600만 원(공시가격X140%X전세가율 90%)이하여야 보증 가입이 가능했다면, HUG 인정 감평을 활용하면 보증 가입 한도(감평액X전세가율 90%)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HUG가 직접 감평을 의뢰하는 만큼 감평 절차의 공신력과 객관성이 확보된다"며 "주택가격은 보증 당시 시세를 반영해 개별 주택에 맞게 집값이 산정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HUG는 향후 이같은 인정 감평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HUG 관계자는 "오는 11월 법인·개인 임대보증금보증 상품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