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베블런 효과'…"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부동산백서]

서울 아파트값 '양극화' 갈수록 심화, 5분위 배율 역대 최고
신축·고가일수록 상승률↑…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 등 영향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021.6.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집값 불장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대장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명품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는, 이른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가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2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5.27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25억 7759만 원)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4억 8873만 원)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차가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서울 내에서도 집값이 벌어진 건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의 다주택 규제에 대한 '역효과'와 상류층의 '구매 욕구'가 맞물리며 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같은 생활권이라도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아파트들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가 상승장에 들어선 지난 4월 당시 37억 원(13층)에 거래됐던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84㎡(34평형)는 지난달 51억 원 손바뀜되며 역대 '최고가' 거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 기간 해당 평형 상승률은 37.8%(14억 원)에 이릅니다.

반면 같은기간 비슷한 연식(8년)의 서초구 래미안신반포팰리스(843가구)는 29억 9000만 원(31층)에서 32억 원(15층)으로 불과 7%(2억 10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 News1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 34평형은 지난 4월 42억 5000만 원(32층)에서 지난달 60억 원(9층)에 신고되며 41.2%(17억 5000만 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핵심 주거선호지역의 고가 및 신축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창섭 우대빵부동산 대표는 "평균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대부분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이라며 "이들 지역의 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매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