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수주액 전년比 18%↓

계열사 물량 감소에 수주 기대했던 프로젝트 발주 지연
“선별 수주 영향 일부 있어”…내년 상반기 수주 증가 전망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특히 중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주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수주액 중 상당량을 차지했던 계열사 물량이 감소한 데다 수주를 기대했던 프로젝트의 발주가 지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장 올해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연초 목표했던 해외건설 수주액 연간 400억 달러·누적 1조 달러 돌파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설사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수주액 감소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79억 5673만 1000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219억 3242만 9000달러)대비 18% 줄어든 것이다. 계약 건수는 지난해 1~8월 누적 ‘403건’에서 올해 1~8월 누적 ‘391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 수주액은 △중동 74억 973만 3000달러·27건→108억 9742만 6000달러·33건 △아시아 42억 9681만 1000달러·185건→28억 3472만달러·183건 △태평양·북미 73억 4118만달러·57건→26억 2804만 9000달러·53건 △유럽 6억 2468만달러·69건→5억 4364만 8000달러·51건 △아프리카 9억 2986만 9000달러·34건→1억 6995만 1000달러·36건 △중남미 13억 3015만 6000달러·31건→8억 8293만 7000달러·35건 등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하노이 골든파크 아파트 옥상에서 본 박닌성 동남신도시 사업 예정지. 기존 주택가 앞으로 전답과 풀숲이 있다.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연간 400억 달러·누적 1조 달러 달성 어려울 수도…내년 상반기 수주 증가 예상 목소리도

연내 해외건설 수주액 연간 400억 달러·누적 1조 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965년 첫 해외건설 수주 이후 지금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9817억 8712만 6000달러(1만 6292건)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월 해외건설협회는 원팀코리아 타운홀미팅에서 융복합·신산업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투자 개발형 사업·도시개발 사업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 400억 달러·누적 1조 달러 달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반도체 공장 등의 계열사 물량이 있었는데, 매년 공장을 새로 짓는 물량이 발주되는 게 아닌 만큼 어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그 안의 범위에 있다”며 “수주를 기대했던 대형 프로젝트가 아직 협상 중인 게 있는데, 수주 무산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라도 추가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별로 살펴볼 경우 수주 다변화를 위한 개척 대상인 중남미·아프리카는 특정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실적이 급격히 늘어나는 곳인데, 아시아는 현재 특별한 상황이 없다”며 “오히려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데, 시장이 침체한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체코 원전 등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 수주 급증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개발부터 원전 수출까지 대형 프로젝트가 여전히 협상 중”이라며 “연내 (해외건설 수주액) 누적 1조 달러 달성이 안 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귀띔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