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분양 넘쳐도, 해운대 '엘시티'는 45억 거래…양극화 심화

엘시티 부산 최고가 경신…고가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강세
청약은 미분양 6000세대…1순위 경쟁률 1.21대 1로 부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 엘시티. (자료사진) 2018.10.1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부산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은 한 자릿수 경쟁률로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해운대구의 고가 아파트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도 초고가 아파트는 시장 경기와 별개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전용 185㎡(약 75평)에서 지난달 49억 원(46층)에 거래가 나왔다. 올해 부산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파트가 됐다. 이전까지 최고가격은 우동 '해운대경동제이드'로 전용 220㎡(약 87평)였다. 지난 4월 48억 원에 거래됐다.

엘시티는 같은 면적이 지난 7월(60층) 48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번에 나온 최고가는 더 낮은 층임에도 3000만 원이 상승해 거래됐다.

올해 부산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파트가 됐다. 이전까지 최고가격은 우동 '해운대경동제이드'로 전용 220㎡(약 87평)였다. 지난 4월 48억 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들은 공급량 자체가 적어 높은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매수자의 선호도에 따라 일반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고 부르는 게 값이 된다"고 했다.

부산 최고가 아파트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상위 20위 중 14개가 해운대구 소재 아파트다. 부촌으로 꼽히는 해운대구 고급 아파트들의 신고가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22㎡는 45억 4700만 원에 직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의 직전 최고가는 41억 2787만 원이었는데, 4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렸다.

다만 매매시장의 분위기와는 달리 청약시장은 시큰둥하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17곳의 아파트 중에서 1순위에 당해지역(부산)에서 마감된 단지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 한 곳이다.

부산 지역 미분양 물량이 6000세대에 육박하는 암울한 상황에서 올해 처음으로 완판을 기록한 단지가 나온 것이다. 나머지 단지들은 1순위에서 미달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8월 부산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21대 1에 그쳤다. 지방의 올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6.71대 1과 비교했을 때도 저조한 경쟁률이다.

실제 부산의 분양시장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5862세대로 6월 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5205세대)에 비해 12.6%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1352세대로 집계됐다.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 세대 수는 2013년 4월 6131세대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미분양 아파트가 5496세대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갈아치운 바 있는데, 이 수치를 두 달 만에 다시 넘어섰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해운대는 부산에서 서울의 반포나 압구정과 같은 위치로, 부산에서 생활 기반을 둔 사람들은 이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다 조망과 센텀시티의 편의시설 덕분에 해운대는 초고가 거래가 계속 나오는 지역이며, 이는 다른 지역에서 미분양이 많더라도 랜드마크 입지에서는 신고가가 나오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