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르웨스트 오피스텔 전환…벌금 앞둔 생숙 생존 이정표되나

서울서 첫 생숙 용도변경 성공, 주차대수 등 기준완화
"준공된 생숙 소방·복도 폭 등 기준 맞추기 여전히 어려워"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 허가를 받았다. 주차장 확보 등의 문제를 지자체가 적극 지원한 결과다. 이에 따라 해당 방식이 생숙의 또다른 생존전략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생숙의 용도 변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일 제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대상지인 CP2 블록은 마곡지구 내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인 마곡나루역 인근에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이다.

단지는 5개동 지하 6층~지상 15층 876실 규모다. 지난 2021년 8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6억 원 수준이었다. 57만 명 넘게 몰리며 평균 6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1년 생숙의 주거 용도 사용을 금지하고, 건축물 가액의 10% 내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예고하면서 건설사와 분양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관할 구청인 강서구에 민원이 빗발쳤고, 서울시에 건의해 오피스텔 용도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건축물 용도에 관한 계획을 생숙에서 오피스텔로 변경하고, 주차장 확보 기준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생숙과 오피스텔의 주차장 설치 기준이 다른 만큼, 용도변경 후 문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대신 롯데건설은 150억 원의 주차장 설치 비용을 공공기여로 부담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가 벌금 부과를 앞둔 생숙의 이정표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인다. 생숙은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내년부터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만, 그동안 용도변경에 성공한 사례는 드문 편이다.

변경률이 낮은 것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다. 수분양자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하며, 복도 너비를 넓히고 주차대수를 늘려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주차대수 등을 조정해 준다면 충분히 용도변경이 가능한 단지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변경이 가능하다면 공급처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용도변경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방과 관련한 시설이나 복도 폭, 바닥 두께 등 이미 오피스텔과 전혀 다른 기준으로 지어진 생숙을 다시 짓지 않는 한 오피스텔 기준에 맞추는 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일부 용도변경 사례도 있지만 복도폭 등 지금의 기준에 맞춰서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소비자들이 안일하게 판단한 것도 있지만, 정부의 관리 미비도 문제였다. 주거사다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시적으로 전환을 지원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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