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 "안 사요"…날개 꺾인 '집값' 2년째 하락[제주집값 흔들]②
제주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 24개월 연속 '하락'
악성 미분양 17.6%↑…시장 '침체' 전망 지배적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제주 부동산 경기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 미분양 증가, 주택·토지 거래 절벽 등 각종 시장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제주 부동산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거라고 전망한다.
◇제주 집값 2년째 내리 '하락'…"주택·토지 거래 침체"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의 주택종합 매매가격 지수는 전달 대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각각 0.1%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 하락 국면에 들어선 제주 집값은 24개월 연속 빠지며 현재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지역별 누적 하락률은 △제주 -4.06% △제주시 -4.45% △서귀포시 -3.05%를 각각 기록 중이다.
미분양 주택 수도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제주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총 1414가구로 한 달 새 17.6%(212가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도 절벽이다. 작년 한 해 제주 전체 주택매매 거래량은 총 6692건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지난 2015년(1만 3257건) 대비 76.2%(1만 102건)나 급감했다.
중국 투자 자본에 힘입어 급증했던 토지 거래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제주 지역의 전체 순수토지거래는 1만 5729필지로, 전년(2만 2530필지) 대비 30.2%(6801필지), 2015년(4만 9396필지) 대비 68.2% 각각 쪼그라들었다.
제주 서귀포 강정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땅을 보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크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땅 주인들은 제주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때 가격을 받고 싶어 하고, 매수자는 땅값을 깎으려고 하다 보니 거래가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 집단, 올해 제주 부동산 경기 '침체' 전망
제주의 인구 유출은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악재로 작용 중이다. 제주 인구 이탈에 속도가 붙으면서 갈수록 부동산 수요층이 얇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주의 '순유입' 인구는 지난 2016년 1만 463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감소세다.
특히, 지난해 제주 전입 및 전출 인구는 각각 8만 1508명, 8만 3195명으로, 순이동 인구는 마이너스 1687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에서 인구가 '순유출'된 건 지난 2009년(-1015명) 이래 14년 만이다.
여기에 매년 제주를 찾던 내국인 관광객조차 점차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올해 제주 내국인 관광객 누적 입도 규모는 총 762만 78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5만 8091명) 대비 6.5%(53028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탓에 전문가들은 올해도 제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제주연구원이 제주지역 부동산 관련 전문가, 대학교수, 연구원 등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는 제주 부동산에 투자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집단은 또 △제주 매력 감소 △미분양 증가 △국내외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올해 제주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진 제주대 부동산관리학과 교수는 "제주 부동산 시장은 예년에 워낙에 많이 올랐던 탓에 현재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다만 시장에 풀린 주택 공급 물량이 워낙에 많아 주요 입지를 제외하고는 자체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제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인허가 물량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사실 많지 않다"며 "지방 부동산 규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가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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