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1억명 탄다”…‘시민의 발’ 코레일 수도권전철 50년

1974년 경부·경인·경원선 첫 개통 이후 수도권 도심 대동맥 역할
신형 전동차 투입 등 지속 발전…시설·역사 노후화 개선은 과제

코레일 수도권전철 역사 진입 모습.(한국철도공사 제공)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전철이 지난 15일 개통 50주년을 맞이했다. 수도권전철은 1974년 8월 15일 경부(서울~수원), 경인(구로~인천), 경원선(지하청량리~광운대) 등 3개 구간에서 첫선을 보인 뒤 현재까지 누계 승객 340억 명을 실어 나르면서 수도권 도심의 대동맥 역할을 해 왔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지속하면서 수도권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연간 수송인원 11억명…개통 당시보다 40배 늘어

18일 코레일에 따르면 수도권전철은 개통 당시 3개 노선에서 총 29개역(74㎞)에 불과했다. 그러나 1988년 안산선을 시작으로 지역을 지속 확대해 현재는 총 15개 광역철도 노선에서 295개역, 741.4㎞ 노선을 운영 중이다.

운행 횟수도 1974년 하루 215회에서 현재 2591회로 약 12배 증가해 하루 평균 301만 명이 이용한다. 연간 수송 인원도 개통 당시 2900만 명에서 10억 9700만 명으로 40배 가까이 늘어났다. 50년간 총 이용객은 340억 명으로 5000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한 사람당 680번 이상 탄 셈이다.

이런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도 함께 동반됐다. 1974년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종이 지하철 표를 샀던 모습, 에드몬슨식 종이 승차권을 개찰구에서 확인받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코레일은 1998년 RF 시스템을 이용한 교통카드를 거쳐, 2009년 1회용 교통카드 시스템이 전면 도입된 후 다양한 교통카드들이 등장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2014년에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한 코레일 레일플러스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태그가 필요 없는 태그리스(tagless) 플랫폼 도입도 준비 중이다.

전동차도 발전을 거듭했다. 개통 당시 ‘저항제어’ 전동차는 제동시 열이 방출돼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뜨거운 열기가 객실로 들어왔었다. 이후 코레일은 1988년 저항제어 전동차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전력 효율성을 높인 ‘인버터 제어 방식 전동차’를 도입했다.

2022년에는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을 더욱 강화하고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형 전동차량이 운행을 시작했다. 신형 전동차는 객실 칸마다 4개씩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해 실내 공기질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고화질 방범 CCTV도 2개씩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서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GTX-A 1단계 노선인 수서~동탄 구간의 기반시설(시설·전기) 유지관리와 관제, 사고복구를 담당하고 있다. 또 2030년 개통예정인 GTX-B, 2028년 개통 예정인 GTX-C 의 운영 유지보수 사업을 맡아 광역철도뿐만 아니라 KTX등 간선철도 운영을 통해 쌓아 온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코레일 분당선 열차 모습.(한국철도공사 제공)

◇오래된 시설·전철역사 개선은 과제

코레일의 수도권 전철은 개통 당시 별도 선로를 건설하지 않고 기존의 경부선과 경인선 선로를 전철화해 운영을 시작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KTX, 일반 여객열차, 화물열차가 수도권 전철과 함께 서울역으로 모여든다. 이러다보니 수도권에서 다양한 열차의 경합 상황이 발생해 오래된 노후 시설물 개량에도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전철은 대부분 개통과 함께 역사가 선로 위에 자리잡은 ‘선상역사’ 형태도 건설돼 노후화는 물론 구조적으로도 취약한 시설이 많다. 코레일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25년 이상 경과한 수도권전철역 34개 중 일부 리모델링이 진행된 역사를 제외한 27개를 개량사업 대상역으로 선정해 순차적으로 개량공사를 진행 중이다.

고진오 코레일 광역철도본부 부장은 "관련 정책이 신설선 위주로 수립되고 있어서 기존선에 대한 개량이나 현대화와 같은 부분이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며 "최소한의 유지보수가 가능할 정도의 예산이 지급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부장은 이어 "노후역사 개량사업시에 조금 더 넓은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이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이용객들이 편의를 위함이다"라고 부연했다.

영업적자 개선을 위한 정책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코레일은 작년 수도권전철 광역부문에서 약 2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서해선 개통, 경원선 연장운행 등 광역철도 운행 서비스 지역 확대로 수송인원이 전년 대비 8000만 명이 늘었지만 적자가 개선되지 않았다.

근본 원인은 승객 수송에 드는 비용이 수익보다 많은 구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수도권전철 영업계수는 126을 기록해 100원을 벌기 위해 126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영업적자는 고객 편의시설 개선, 노후차량과 설비 개량 등의 투자 여력을 낮춰 철도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에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