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홍수 이젠 꼼짝마"…빅데이터로 홍수 위험 잡아낸다[미래on]
수위·강수량 관측 어려운 작은 하천도 실시간 예측
수년 걸리는 '관측소' 등 설치 없이도 바로 예보 가능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매해 여름철이면 홍수로 인한 수재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누군가는 거주하던 집을, 또 다른 누군가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요 몇 년 사이 집중 호우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피해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예측은 쉽지 않다. 폭우로 인한 잠김(침수)이나 넘침(홍수) 피해는 지형의 높낮이나 모양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한강과 같이 큰 하천에는 수위 관측소와 강수량 관측소를 설치하고 수위가 위험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홍수예보를 발령해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다만 수백 또는 수천에 달하는 중소규모의 지방하천에도 이러한 시설을 모두 설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조건이 단기간에 도시지역의 침수나 지방하천에서의 홍수 예보를 확대 시행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관측 수심이나 수위가 아닌 이미 발생한 홍수 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침수 위험과 지방하천의 홍수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침수 및 홍수 위험도 지수를 산정하기 위해 환경부 강우레이더의 강우량과 1㎞ 단위로 구축한 셀(cell)을 활용해 홍수 예측 모형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수위나 강우량의 관측이 어려운 도심이나 작은 하천에서도 도시화 정도, 경사, 물 빠짐 능력 등을 고려해 침수 및 홍수로 인한 위험 정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다.
과거 피해 사례와 해당 지역의 물 빠짐 특성을 대입하면 얼마큼의 비가 왔을 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지도 직관적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과거에 해당 지역에서 수해를 유발한 강우량 정보를 셀 단위의 홍수 예측 모형에 입력해 홍수량을 산정하고 잠김 깊이(도시의 경우 침수 깊이, 하천의 경우 홍수위로 표현) 에 해당하는 값으로 변환한다.
이 값은 다시 홍수 예보를 위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이후 설정된 위험 값과 비교해 기준치를 넘는 경우 위험 예보를 시행한다.
특히 최소 수년 이상이 소요되는 수위 관측소 설치 방식에 비해 단시간에 도시와 지방하천의 상세한 홍수 예보를 시행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있다.
침수 및 홍수위험도 지수는 실시간 홍수위험지도로 변환해 표출할 수 있어, 지역 중심의 홍수 예보에서 시설이나 사람 중심의 홍수위험 예보로 전환도 가능해진다.
황석환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장마 기간 내내 갑자기 발달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띠 형태의 스텔스 폭우로 말미암은 돌발홍수는 예측이 어려워 큰 위험이 되고 있다"며 "넘침(홍수) 피해는 지형의 높낮이나 모양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예보를 위해서는 더욱 정밀한 관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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