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따돌린 '성동' 아파트값 상승률…비밀은 '여기' 있었다

누적 상승률, 성동 4.75%…송파 3.41%, 서초 3.32%, 강남 2.43%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 21년 '집값 급등기' 대비 40.1% 늘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가 보이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올 들어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앞섰다. 올 상반기에 터진 아파트 거래량으로 인해 시장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며 집값을 밀어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성동구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4.7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송파(3.41%), 서초(3.32%), 강남(2.43%) 등 서울 집값 '풍향계'로 풀리는 강남 3구보다 높은 수치다.

성동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앞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지난 3월 넷째주(25일 기준)부터 줄곧 서울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평균 0.28%로, 이 기간 성동구는 2배에 달하는 0.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처럼 성동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건 다른 지역 대비 높은 거래량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누적 거래량은 총 3만 7886건으로, 이 가운데 성동구(2699건)는 강동구(3724건), 서초구(3037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서울 집값이 절정으로 치닫던 2021년 상반기(1917건) 대비 41%(782건) 늘어난 규모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의 회복세다.

성동구를 포함해 올 들어 2021년 상반기 거래량을 넘어선 지역은 마포구(16.3%), 동작구(9.3%), 서대문구(7.0%) 등 총 4곳뿐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최대 12%)로 투자자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건 1주택 갈아타기 수요에 계약 갱신권을 소진한 기존 전세 세입자들까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초고가 주거단지가 형성된 성동구 성수동의 경우 올 들어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 등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가' 거래가 터져 나왔고, 실수요 거주 만족도가 높은 옥수동, 금호동 등 대단지 아파트들도 가격 회복세가 뚜렷하다.

실수요 매수세에 시장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장에 풀린 성동구 아파트 매물은 총 4141개로, 6개월 전(5039개)에 대비 17.8%(898개)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올 초에 비해 집을 사겠다는 '매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집을 보여주려고 최근에는 일요일에도 사무실 문을 연다"고 전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