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 호주엔?…'상생계약' 맺는 빅토리아 주정부[글로벌 K-건설]③
[인터뷰]조성한 GS건설 부사장 "공사비 증가, 발주처가 공동 부담"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 PPP 사업 주관, 호주 진출 발판으로
- 전준우 기자
(멜버른(호주)=뉴스1) 전준우 기자 = "우리가 수행 중인 터널 공사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공사비가 증가하면 발주처에서 일정 부분 보전해 줍니다. 대신 건설사는 투명하게 비용 지출 등을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등 선진적인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요."
조성한 지에스건설(006360)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GS건설 호주법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건설업계에서 확대되고 있는 협력 계약 모델인 'Incentivised Target Cost'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호주에서도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 수준에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에서는 이에 따른 발주처와 건설사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에 반해 호주에서는 발주처와 시공사가 나누어 부담하는 계약 모델을 활용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코로나19와 세계 각지의 전쟁에서 비롯된 공급망 교란 등의 여파로 인한 자재비의 급격한 인상으로 당초 예상보다 공사비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발주처와 긴밀히 협의해 원활한 공사 진행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계약 모델 중 'ITC(Incentivised Target Cost)'는 리스크가 현실화해 공사비가 당초 목표했던 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한 공사원가를 미리 합의한 배분 방식에 의해 발주자와 시공자가 나누어서 분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GS건설은 2021년 10월 호주 노스이스트링크(North East Link Primary PKG) 민관 합작 투자 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을 수주하며 호주 건설 시장에 진출했다.
PPP 사업은 공적자금과 민간 재원이 함께 투입되는 개발 협력 사업으로, 민간은 도로 등의 공공 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보수 등을 맡아 운영을 통해 이익을 얻고 정부는 세금 감면과 일부 재정 지원을 해주는 상생 협력 모델로 꼽힌다.
GS건설은 국내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 서울 외곽 순환도로 등 다수의 PPP 사업을 성공적으로 주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에서도 PPP 사업을 공략했다. 사업비 2조 8000억 원으로, GS건설 수주 사업 중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플랜트 수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조 부사장은 자국사에 유리한 시장으로 꼽히는 호주 건설 시장에 진출하게 된 비결로 "단순한 시공 사업뿐만 아니라 민간 투자를 겸해 우리나라와 현지 금융기관, 현지에 이미 진출한 동종 업계 파트너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을 추진한 결과 대형 민관 합작 사업의 수주에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GS건설 본사도 호주 인프라 사업에 적극 힘을 싣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CEO 취임 직전인 지난해 10월 호주 멜버른 현장을 직접 방문했고, 취임 이후 첫 조직 개편에서는 호주의 영업 등을 강화해 인프라 부문 II에서 호주 사업본부로 개편했다.
조 부사장은 "호주 시장에 순조롭게 자리 잡기 위해 조직 구성의 현지화(Localization)를 필수 요건으로 판단하고 본사의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현지화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수행 중인 지하 고속도로 사업뿐만 아니라 지하철, 송전선, 발전 사업 등 다양한 사업 기회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한 GS건설 부사장 프로필
△1991년 GS건설 입사 △2012년 GS건설 토목기술담당 상무보 △2014년 GS건설 토목PROPOSAL 상무 △2015년 GS건설 플랜트수행3설계담당 상무△2018년 GS건설 기술본부 CTO 상무 △2019년 GS건설 Global Engineering 본부장 전무 △2021년 GS건설 플랜트부문대표 부사장 △2022년GS건설 인프라부문Ⅱ대표 부사장 △2023년 GS건설 호주사업본부장(호주법인장)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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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 누적 '1조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한 해외건설은 코로나19를 끼고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터닝포인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견인할 해외수주시장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 고도화된 건설기술과 집적된 노하우를 무기로 치열한 해외현장을 넘나드는 K-건설의 생생한 현장을 재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