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7구역 공사비 증액 절반만…'평당 1300만원' 신반포22차 검증

시공사 526억원 증액 요청…SH공사 282억원으로 조정
평당 569만→1300만…신반포22차 공사비 8월까지 검증

서울의 한 재건축 진행 단지에서 공사 차량 등이 오가고 있다. 2023.10.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시의 중재로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공사비 갈등이 마무리됐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SH)공사는 시공사인 대우건설(047040)이 제시한 증액분 526억 원(설계변경 280억 원, 물가 변동 246억 원)에 대한 공사비 검증을 진행한 결과 설계 변경과 물가 변동 등을 감안해 증액 요청액의 53%인 282억 원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의 합의를 끌어냈다.

SH공사는 시공사가 제시한 설계변경 280억 원 중 108억 원을 증액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물가 변동 246억 원에 대해서도 공사도급 계약서상 물가 변동 배제 특약에 따라 검증에서는 제외했지만, 자재비 등 이례적인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조합·시공자 간 갈등 해소를 위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타협안을 제안해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 증액하는 긍정적인 합의를 했다.

평당 1300만 원으로 공사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현대엔지니어링(064540) 시공의 서울 서초구 신반포22차 재건축도 SH공사에서 검증을 진행 중으로, 8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최초 계약 당시에는 공사비가 평당 569만 원이었으나 현대엔지니어링은 7년 만에 2.3배 늘어난 평당 1300만 원으로 인상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공사비 검증을 통해 정비사업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잦은 설계변경을 지양하고, 고가의 수입 자재보다는 적정 가격의 품질이 우수한 자재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지난해 3월 '서울시 정비사업 공사계약 종합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SH공사에 공사비 검증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에 SH공사는 지난해 10월 공사비 검증 전담 부서인 공사비검증부를 설치하고, 관련 세부 계획을 실행해 왔다.

아울러 시는 지난 3월 '서울형 표준계약서',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 등을 마련하고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파견'을 확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는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를 활용해 조합-시공사 간 계약 전 공사 도급 계약서상 독소조항 등을 검토해 주는 제도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공사비 검증을 통해 행당7구역의 조합과 시공사 간의 긍정적 합의를 끌어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SH공사의 풍부한 경험과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공사비 검증 제도를 본격화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사비로 인한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