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장관 "전세사기 피해자들 의견 수렴할 것…개정안 신속구제 힘들어"(종합)

주택도시기금 활용에는 국민적 합의 필요…전문가와 함께 보완할 것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세사기피해자법 개정안(전세사기특별법) 재의요구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4.5.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지원법과 관련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 후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수렴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만나서 의견 수렴 예정이고,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제출될 개정안은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안대로 개정이 되면 이전의 피해자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앞선 브리핑을 통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 사유로 집행이 곤란해 신속한 구제가 되지 않다는 점을 지목했다.

박 장관은 "국무회의서 재의를 요구하기로 한 주요 사유는 피해 보전 재원의 부적절성,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훼손,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공공에 강제로 매각해 재산권과 계약 자유 침해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무장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재의 요구 사유는 개정 법률안 집행이 곤란해 피해자들이 희망하는 신속한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개정안의 실행이 어려운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박 장관은 "개정안은 공공에서 피해자들이 보유한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의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해 최우선변제금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하고, 그 대금을 주택도시기금에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골자인데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갖고 있는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무척 어렵고, 서로 경합하는 채권자가 몇 명이나 존재하는지와 이들이 가진 권리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설혹 누군가가 가치를 산정한다 해도 제시된 가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만약 공공이 채권의 가치를 낮게 산정했다면 피해자들이 이를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공공과 피해자 사이에 채권 가격을 두고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올해 주택도시기금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예산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금년 주택도시기금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대한 예산이 반영돼있지 않다"며 "기금은 무주택 서민의 청약저축에서 빌려온 재원인 만큼 이를 활용하는 데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사회의 기본 시스템을 무시하는 초법적인 내용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키게 된다"며 "그래서 정부는 27일 경공매 시스템을 활용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매차익으로 피해를 보전하고 피해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함으로써 주거안정 지원하는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의의 초점은 피해를 구제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가급적 많은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느냐하는 방법론에 놓여있다"며 "일각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세사기 피해자를 신속 구제할 수 있고 정부는 구제에 반대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정부는 정부안이 신속히 제도화될 수 있도록 여야와 긴밀히 협의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함께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