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3만가구 추가에도 '서울' 인허가·착공 '반토막'…"정권 말 집값 상승 본격화"
10년 평균 대비 서울 인허가 48%·착공 62.9% '급감'
국토부, 조만간 공급·전세 '대책' 발표…정책 효과 '미지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지난해 서울의 주택 공급 실적이 평년 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통계 추가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난은 그대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 정부 집권 말기 서울의 집값 불안이 본격화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택 공급 선행지표 '빨간불', 인허가 48%·착공 62.9% '급감'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서울의 주택공급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토부는 지난해 주택 공급 통계가 과소 집계됐다며 총 19만 3000여가구(인허가 3만 9853가구, 착공 3만 2837가구, 준공 11만 9640만가구)를 추가 정정해 발표했다. 기존의 주택공급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30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과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주택 공급량 일부가 누락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작년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당초 38만 8891가구에서 42만 8744가구로, 착공은 20만 9351가구에서 24만2188가구로, 준공은 31만 6415가구에서 43만 6055가구로 각각 늘어났다.
문제는 통계에 빠졌던 추가 물량치를 더하더라도 향후 서울 공급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 '착공' 물량은 최근 10년 평균 대비 각각 48%, 62.9% 줄면서 2~3년 뒤 역대급 공급난에 따른 집값 불안이 예상되는 실정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주택 공급 절벽이 시작되는 시점을 전후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더군다나 금리 인하 변수까지 더해지면 현 정부는 물론 차기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안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중 공급·전세 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전문가 "정책 효과 제한적"
이러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만1000여가구로, 이는 지난 2000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시장은 일찌감치 반응하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3% 오르며 8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에 선행하는 전셋값은 0.07% 오르며 52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 속에 오는 7월부턴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신규 임차인들까지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결국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향후 주택 시장 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최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주택공급 및 전세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대책에는 신규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추가 규제 완화방안은 물론 서민 주거비 경감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장의 정책적 효과를 내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 나온다.
권대중 교수는 "정부에서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현재 공급을 가로막은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을 촉진한다 해도 현 상황을 반전시키긴 힘들다. 결국 집을 사려는 수요 측면에서 봐야 하는데, 집값, 대출 규제, 금리 모두가 부담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 쪽 변화를 통한 주택 공급 및 임대 물량을 늘리기 위해선 결국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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