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초고층"…현대차 GBC 105→55층 변경안 제동 건 서울시

서울시 "약속한 105층 전망대 무산…추가 협상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녹색건물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2024.5.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105층이 아닌 55층 2개 동으로 낮춰 짓는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GBC 초고층 건립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인데, 사전 협상부터 다시 시작할 경우 완공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건립에 대한 설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정식 공문을 통해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50층대 타워 2개 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 동 등 총 6개 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GBC는 2019년 건축허가가 난 이후 2020년 5월 착공에 들어갔다. 착공한 지도 4년이 넘었고, 공연장과 105층 전망대 등 공공기여도 확정된 사안인데 전면적인 설계 변경을 위해서는 사전협상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특히 2016년부터 사전협상을 통해 3종 주거지를 일반상업지로 세 단계 종상향을 해 용적률 상한선을 대폭 높인 혜택을 준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공공기여 시설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건물 높이를 105층에서 50층으로 낮추면 애초 공공기여 시설로 계획한 '105층 전망대'는 실현 불가능해진다"며 "설계 변경을 위해서는 이를 대체할 다른 공공기여 시설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 모습. 2020.5.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GBC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05층, 연면적 91만3956㎡로 업무시설, 숙박시설(관광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시설이다.

애초 계획했던 건물 높이는 569m로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더 높은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건립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초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 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 동으로 이뤄진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 동으로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원안 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2026년 완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건물 높이가 50층을 넘기면 건축비가 2배 이상 투입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원래 계획대로 105층으로 건립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한데, 서울시가 설계 변경에 제동을 걸면서 난감해졌다. 2020년 당시 추산된 GBC 건축비는 3조 7000억 원 규모로, 물가 인상분을 감안하면 최소 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서 시는 GBC 신축 허가 조건으로 현대차그룹과 총 1조 7491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 이행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BC 건립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9개 사업을 현대차그룹이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물가 인상분도 부담하기로 합의돼 있어 전체 공공기여 규모는 2조10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