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공급 계획대비 32% 수준…"2~3년 뒤 '공급절벽'…'집값 불안' 커진다"

국토연 "작년 서울 주택 공급 실적, 당초 공급계획 대비 32.0% 수준"
공급 지연 주요 원인 "금리·공사비 상승 등 사업성 악화"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의 모습. 2024.2.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르면 2~3년 뒤부터 서울의 집값 불안이 커질 수 있단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각종 주택공급 선행지표가 일제히 꺾이면서 향후 신규 주택 공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지혜 국토연구원(국토연) 연구위원은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주택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백브리핑에서 "향후 2~3년 후에 주택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제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토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공급 실적은 연평균 대비해 인허가는 74.2%, 착공은 47.3%, 준공은 73.9% 수준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인허가가 69.0%, 착공이 47.2%, 준공이 82.2%를 보였고, 비수도권은 인허가가 79.5%, 착공이 47.5%, 준공이 65.5% 규모였다.

주택공급계획 대비 실적(2023년 기준)(단위: 만 호, %).(국토연구원 제공)

문제는 현 정부의 270만호 대규모 주택공급계획(2023년~2027년)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도심 내 핵심 지역의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연에 따르면 2023년 주택공급 수행계획 대비 실적(인허가)은 전국이 82.7%,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각각 69.4%, 99.3% 수준을 보였다. 반면 서울은 32.0%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김지혜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정말로 2~3년 후에 서울은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불안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주택공급 지연의 주된 요인으로 금리 인상,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리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위축으로 인한 건설공사비 증가가 주택공급사업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택공급사업의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금융기관에서도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여신관리를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부동산 개발금융의 한계, 도급 계약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사업지연, 공사비 증가 및 공기 증가 요인 등도 공급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표는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한 정책 개선 기본방향.(국토연구원 제공)

국토연 측은 주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기존 정책의 개선 필요성과 함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분쟁 예방·조정 및 주택공급 기반 개선을 제언했다.

공급 과잉과 부족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급 주체들의 수요예측력을 강화하고, 공사비용 절감 방안 마련과 미분양 해소를 위한 자구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심교언 국토연 원장은 "지금부터는 신규 주택공급 감소 압박(문제)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라며 "정부에서도 장기·단기로 나눈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별 상황에 맞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 민간 등 공급 주체 및 사업장별 특성에 맞는 정책을 추진할 때"라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