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속 부동산 '대못뽑기' 또 제동?…도정법 등 '입법과제' 산적[총선후 부동산]
야당, 제22대 국회 입법 권력 '장악'…부동산 주요 쟁점 법안 통과 '불투명'
국토부, 179개 정책 과제 '도출'…부동산공시법 등 입법 과제만 17개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전날 치러진 제22대 총선 결과 야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원 구성의 우위를 점하게 됐다. 국회 입법 지형이 재차 '여소야대'로 꾸려지면서 법 개정을 통한 정부의 부동산 핵심 과제 이행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국회의원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70석을 웃도는 의석을 차지하면서 국정 주도권을 쥐었다. 제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입법권을 장악한 셈이다.
문제는 의회 권력의 무게추가 야당으로 기울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총 24번의 민생토론회를 통해 사회·경제 분야의 각종 개혁 과제를 도출했는데,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총 179개의 정책 과제를 마련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법 개정 사안으로 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이달 초 취임 100일을 맞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부동산 입법과제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박 장관은 그중 일부라도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전까지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
박 장관은 "앞서 (국토부가) 발표한 정책들이 성과를 거두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주택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한 것도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막아놓은 부동산 규제들이 너무 많다"며 "이제는 부동산 규제를 풀어 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주요 쟁점 법안의 경우 22대 국회에서도 통과가 쉽지 않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클 거란 전망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번번이 야당 반대에 가로막혔다"며 "부동산공시법 등 예민한 법안들은 22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강하게 반대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그간 정부가 '시행령 통치'를 한 이유는 국회에서 입법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집권 후반기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공백)이 오기 시작하면 공직 사회도 '복지부동'하기 때문에 시행령 통치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 결과 때문에 대선 국면이 더 빨리 시작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dead duck·레임덕보다 심각한 권력 누수 상황) 상황이 펼쳐지면서 국정 동력 자체가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민생 법안의 경우 정치적 유불리나 이념 논리를 떠나 야당의 대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그간 국토부가 많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주요 정책 대부분이 법 개정 사안"이라며 "국토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낸다 한들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펴는 것만큼 국회도 적극적으로 나서 협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택공급 감소, 시장 불안 등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짊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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