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테남? 난 테북'…같은 '강남'인데 부동산 이슈는 제각각
강남에서도 '테헤란로' 기준으로 '테북', '테남' 나뉘어
테북 부촌 거듭, 테남은 명문 학군으로 주거 선호도 높아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강남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더라고요.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강남 속에서도 '테북'과 '테남'이 나뉘네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이현민 씨(42)는 초등학교 3학년 딸을 국제중학교에 보내려고 올해 1월 대치동으로 이사했다. 최씨는 그러나 대치동 입성 후 자신이 강남구에서도 '테남' 주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남구 북쪽을 이른바 '테북', 남쪽을 '테남'으로 가르는 '강남 속 강남' 분류법이 있었다.
압구정동·청담동·신사동이 포함된 테북에는 대를 잇는 부자들이 살고, 대치동·역삼동·도곡동·개포동이 있는 테남에는 자수성가한 전문직 부자들이 살아 동네 성격이 다르다는 것으로 부동산업계와 학원가에서 통용되는 은어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사거리부터 삼성역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4㎞ 길이의 테헤란로는 강남구를 남북으로 나눈다.
'테북'을 대표하는 대표 부촌 아파트로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꼽힌다. 1976년 입주를 시작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국내 최초로 중상류층을 겨냥해 만든 40~60평대 아파트였다. 7~15평대의 소형 아파트만 존재하던 때 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던 사람들은 사업가, 고위 관료, 국회의원 등 수천만 원의 현금을 융통할 수 있던 당시 상류층뿐이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압구정 일대 아파트는 심하게 낙후됐지만 여전히 많은 정재계 관계자 및 연예인들의 거주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빼어난 상권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아파트를 포함해 인근의 낡은 아파트의 재건축이 예고된 상황. 재건축이 완료되면 압구정동은 '상위 1% 부자'들만이 입성할 수 있는 동네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테남'으로 대표되는 동네는 도곡동, 역삼동, 개포동이 꼽힌다. 명문 학군과 학원가를 두루 갖춘 데다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며 '맹모'들에게 주거 선호도가 높다.
이 중에서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번지에 자리 잡은 은마아파트는 명문 학군과 학원가가 집결해 있어 '사교육 1번지'라 불린다. 고점 인식과 금리 부담에 따른 거래 부진에 곳곳에서 수억 원씩 하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치동 학원가 인근 단지들의 호가는 큰 변화 없이 유지 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의원은 "테북·테남은 사람들이 '너와 나는 다르다'는 구분 짓기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라며 "실제로 투자자들의 선호지역이 테북이 많고, 빌딩이나 학군과 같은 주거지 선호도 역시 테북으로 쏠리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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