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한 달 새 8000만원 올랐어요"…전세시장 '불안'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42주째 상승…성동구 한 주 새 0.27% '급등'
매매수요 전세전환·월세 임차인 전세 회귀 등 여파…전세심리도 회복세

사진은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세 매물 안내문. 2024.2.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시장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 사기 여파로 위축됐던 전세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매매 및 월세 수요마저 전세 시장으로 돌아서면서 이같은 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08% 오르며 전주(0.05%) 대비 0.03%p(포인트)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42주 연속 상승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관망세가 전세수요로 전환되는 등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역세권 및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의 임차문의는 꾸준히 유지되고 신축 및 소형규모 위주로 거래가 발생하면서 전세 시세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동구의 경우 행당동‧금호동1가 위주로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한 주 새 0.27% 오르며 전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성동구의 누적 전세가격 상승률은 1.64%로 서울 누적 상승률(0.6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지난 5일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행당대림 아파트(3404세대) 31평은 7억3000만원(14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거래된 6억 5000만 원 대비 8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이외에 노원구(0.15%)는 하계‧월계동 위주로, 용산구(0.13%)는 원효로1가‧후암‧신계동 위주로, 강북구(0.12%)는 번‧미아동 소형규모 위주로 전세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전세수요도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5.2로 전주(94.5) 대비 0.07% 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전세수급지수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으면 시장에 전세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다는 의미로 해당 지수가 100에 가까워졌다는 건 그만큼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잠재 매매수요가 전세로 눈을 돌리고, 높아진 월세 부담을 느낀 일부 임차인들이 전세를 찾고 있다는 점도 전세가를 밀어 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최근 전세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집을 사려고 생각했던 분들이 '좀 더 기다려 볼까'하고 관망하면서 전세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고, 전세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 되고, 월세로 갔던 임차인들까지 다시 전세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일부 지역은 큰 폭의 전세가 상승이 아닐 수 있지만 전세가격 조금씩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