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최고가 대비 5억원 '뚝'…기지개 못 펴는 서울 '아파트값'

서울 아파트 13주 연속 '하락세'…강남 3구도 올해 누적 '마이너스' 하락
매수세 위축·대출 축소 등 '겹악재'…"고금리 기조 등 시장 회복 시기상조"

서울 남산에서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4.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실수요자의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말 내림세로 돌아선 서울 아파트가격이 최근까지도 하락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매수자 우위 시장 속에 일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직전 최고가 대비 수억 원씩 하락한 거래가 쏟아지는 모습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02% 내리며 지난해 12월 첫째주(4일 기준)에 이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경우 서초구가 0.04%, 강남이 0.02% 하락했지만 송파구는 0.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이들 지역의 누적 상승률은 서초(-0.40%), 강남(-0.21%), 송파(-0.38%) 모두 일제히 하락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2444세대) 81평의 경우 지난 18일 78억5000만 원(25층)에 손바뀜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인 84억 원(22층) 대비 5억 2000만 원 하락한 거래로 기록됐다.

강남에서는 지난 16일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1608세대) 45평형이 직전 최고가(48억8000만 원 ·2층) 대비 4억3000만 원 하락한 44억5000만 원(10층)에 거래 신고됐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2단지(5540세대) 역시 지난 17일 34평형이 18억6000만 원(20층)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4억7000만 원·10층) 대비 6억1000만 원 하락했다.

강북에서는 영끌족의 성지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여전하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859세대)에서는 지난 17일 35평형이 직전 최고가(12억5000만 원·4층) 대비 4억2000만 원 하락한 8억6000만 원(3층)에 거래됐고, 같은 날 도봉구 쌍문동 삼익세라믹(1541세대) 19평형은 2억9400만 원(15층)에 거래 신고되면서 직전 최고가(4억9500만 원·5층) 대비 2억원 하락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6으로 기준선(10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여기에 지난달 26일부터는 은행권이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 매수심리가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이런 시장 침체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되려면 시장 금리가 확실하게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 주담대 금리가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리고 평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