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명당 1억씩" 파격 결정…이중근 부영회장, 통 큰 복지 꺼내든 까닭은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회사로 인정 받고파"
출산장려금 면세 제도 제안…"기업 자발 참여 필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에게 1명당 1억원씩 출생지원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을 내놨다.
이 같은 복지가 나온 배경엔 국가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 기업의 의무라는 이 회장의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은 5일 서울시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시무식을 열고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 자녀 70여명에게 각각 1억원씩 총 70억원을 지급했다.
자녀 1명당 1억원으로 세명을 낳으면 3억원을 받게 된다. 셋째를 출산 시 본인이 원하면 영구임대주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일부 대기업에선 1000만원 대의 장려금 지급을 하기도 하지만, 1억원이라는 거액을 지급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부영이 전례없는 파격 복지를 마련한 것은 '국가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 기업의 의무'라는 이중근 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특히 6.25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그에게 호국보훈은 평생의 사명 중 하나다. 1941년생인 이 회장은 직접 집필한 6·25전쟁 1129일 등의 역사서를 통해 당시의 혼란했던 상황을 전하고 있다. 또 공군 부대에는 체육시설 개선용으로 28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출산장려금 제도 시행 배경에 대해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20년 후 경제생산인구수 감소와 국가 안전보장,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징집이 됐든 모병이 됐든 근본적으로 인원이 없게 돼 국가 기본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사다운 회사로서 출산 장려에 기여해서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회사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일한 여러분들이 집에 가셔서도 대한민국 출산 장려에 협조해 달라"고 했다.
이러한 출산장려금 지원 정책은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으로, 계열사에도 적용한다. 이 회장은 "우리 회사는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시도가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하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그는 "좋은 방법 같으면 해봐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좋은 방법으로 인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선 '출산장려금 기부 면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부 면세 제도는 지원받은 금액을 면세 대상으로 하고 기부자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해주는 제도로, 이렇게 되면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할 것으로 봤다.
이 회장은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정부 외에도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예전 '금 모으기 운동'처럼 저출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업계의 경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확산이 당장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법인 기부금액 면제는 자사 직원 복지에 대한 세금 혜택을 달라는 것이어서 현실화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에 그러한 복지를 할 만큼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인 소득공제는 자사 직원 복지에 쓰인 금액에 대한 세금 혜택을 달라는 것인데, 실제 가능할 지 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이스트 기숙사 리모델링 기금으로 200억원 상당을 기부했으며,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캄보디아에 버스 1200대를 기부한 데 이어 라오스에도 버스 600대를 기증했다.
초·중·고 동창, 군대 동기·전우들에겐 사비로 약 2650억원을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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