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조종만"…위험한 교량 공사 로봇이 대신 한다[미래on]

늙어가는 노동자, 숙련공도 없다…산업재해 절반이 건설업
건설연 '교량 원격·무인화 시공 기술' 개발…"안전한 작업"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교각 원격시공 로봇./건설연 제공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열악한 근로환경 탓에 건설현장에는 숙련 노동자와 청년층의 유입이 감소하고 있다. 늙어가는 노동자와 숙련공의 감소는 산업재해 증가로 이어지며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건설업은 전체 사고 사망자의 51.9%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빈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차근히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디지털화 및 자동화 혁신을 건설산업에 입혀가며 안전성을 더해가는 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속 이상윤 박사 연구팀은 '교량 원격·무인화 시공 기술'을 개발했다. 교량 원격·무인화 시공 기술은 고소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대신해 원격 제어 로봇이 교량용 거더(Girder, 교량의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상부 구조물)를 설치하고 교각을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교량 원격시공을 위한 로봇은 목적에 따라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원격으로 교량용 거더를 정밀한 위치에 거치시키는 원격정밀거치로봇이 그중 하나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높은 위치에서 진행되는 작업(고소 작업)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추락사고와 같은 사고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건설현장의 안전성이 향상될 수 있다.

교량의 경우 교각을 시공하는 과정과 교량용 거더(교량의 상부구조물 중 바닥판을 지지하는 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고소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잦다. 사망하는 일도 종종있고 다행히 부상으로 끝난다 해도 중상에 이르는 일이 많다.

지금은 교량 작업을 할때 작업자가 교각 위에서 거더를 위치를 조정한다.

하지만 거더 원격 정밀거치 로봇을 이용하면 교각 위에서 거더의 위치와 방향을 직접 사람이 교각위에 올라갈 필요도, 거더를 만질 필요도 없다.

교량 원격 로봇을 조종을 하는 모습./건설연 제공

또 다른 형태의 기술은 교각을 원격으로 시공하기 위한 작업용 도구(End-Effector 또는 Attachment)를 포함하는 모바일 머니퓰레이터이다.

다굴절 로봇팔 형태의 머니퓰레이터가 도구를 갈아 끼워가며 콘크리트를 다지는 작업, 미리 제작된 철근망을 잡아서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 그리고 철근을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머니퓰레이터의 적용을 위해 자동으로 승·하강이 가능한 작업대가 포함된다.

원격제어로봇은 총 3기의 로봇팔을 활용하게 되며, 교각 시공 과정 분석을 바탕으로 철근 잡기, 철근 연결하기, 콘크리트 펌프 호스 잡기, 그리고 콘크리트 다짐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봇을 활용한 교각 원격시공 기술을 이용한다면 작업자의 사고 위험 없이 교각 시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윤 박사는 "건설현장 고위험 현장이 존재하고 해당 현장에서 재해율도 꽤 높다.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 당 산재사망자수)도 우리나라가 세계 1~2위 수준"이라며 "따라서 위험 현장에 사랍 없이 로봇으로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