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선회' 움직임 대치2단지 내홍…"조합원 명부 공개 거부"
주민 300명 구청에 조합해산총회 단체 민원 넣기도
23일 주민-구청간 면담…"전수조사 요구" 주장
- 김도엽 기자,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박혜연 기자 = 정부가 향후 4년간 95만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아파트 단지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뉴스1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를 가보니 최근 들어 조합 해산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992년 준공돼 올해로 32년차를 맞은 대치2단지는 최고 15층, 1758세대, 용적률 174%, 전용 33~49㎡ 소형평수로만 이뤄진 아파트다. 용적률만 보면 재건축도 고려할 만하지만, 소형평수로만 이뤄져 평균 대지지분이 작은 탓에 리모델링 움직임이 컸다.
실제로 대치2단지는 당초 2008년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었다. 이후 2020년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나, 지난 2022년 9월 수직증축 부적합 판정을 받고 이후 크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시공사인 디엘이앤씨(375500)와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294870)과 소송을 진행하며 새 시공사도 구하기도 했다. 다만 새 시공사도 결국 시공을 포기했고, 조합은 기존 시공사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112억원의 공사비를 배상해야 한다.
결국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재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합 내에서도 리모델링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리모델링조합장 해임을 위한 동의서도 걷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합장이 조합원 명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탓에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을 상대로 정부 공개 거부를 주택법 제12조 위반으로 보고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다만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4월 관련 혐의를 혐의없음 불송치 처분했고 고소인은 검찰에 이의신청한 상태로, 사건은 다시 수서경찰서로 내려와 재수사 중이다.
그 사이 주민 300여명은 강남구청에 조합해산총회 관련 단체 민원을 넣었다. 해산 총회 소집을 조합장이 거부하고 있어, 행정처분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측은 민원인에게 "주택법 제14조의2, 제6조 등에 따라 법 시행일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게획승인을 받지 못한 경우 총회 의결을 거쳐 해산 여부를 결정토록 규정한 바 이를 조합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합 측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에 대한 난항, 사업비 처리 문제 등이 협의 돼야 해산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된 민원인과 구청간 면담은 오는 23일 예정돼 있다.
민원인들은 정보 공개 거부 등에 대해 구청 측이 적극적으로 시 차원의 합동조사 등을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치2단지 정비사업 정상화 모임을 이끌고 있는 한 소유주는 "서울시에 조합실태 합동조사를 나가달라고 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나가는 것이며, 지금도 많이 밀려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전수조사 한번 하면 될 일인데, 강 건너 불구경이다"라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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