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구안 필요해" 거세지는 압박, 태영건설 SBS 매각할까

윤세영 창업주 TY홀딩스 지분 담보 약속…다른 것도 수용?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전망도…반대하면 워크아웃 불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2024.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공준호 기자 = 채권자 협의회를 앞두고 태영그룹이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 채권단이 제시한 전제조건인 4가지 자구안을 이행하기로 하면서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개시 가능성이 살아났다.

다만 TY홀딩스 지분이나 SBS 지분 매각 등 '플러스 알파'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압박수위도 높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산업은행이 제시한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이다.

그중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지원을 두고 태영과 채권단이 갈등을 빚어왔는데, 워크아웃 불발 조짐이 감지되자 태영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했으며, 나머지 890억원은 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데 쓰기로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을 포함한 채권단은 890억원을 마저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채권단은 '플러스 알파'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 역시 태영이 태영건설을 포기하고 SBS를 비롯한 알짜 계열사를 지키는 꼬리 자르기에 대해선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8일 오전 8시부터 금융 당국 수장 회의체인 'F(Finance)4 회의'를 열고 기 제시한 4가지 자구노력뿐만 아니라,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압박에 태영도 백기를 드는 모양새다.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지분을 담보 설정 역시 경영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반대해 왔지만, 결국 윤세영 창업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추가 자구안으로 언급되는 '알짜 계열사' SBS 지분 매각은 불투명하다. 태영 측은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양윤석 TY홀딩스 전무는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SBS 매각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할 수는 있지만 방송법상 제약이 많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태영이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봤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자대 교수)은 "태영이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하려면 결국 채권단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업에도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만약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현장이 중단돼 수분양자나 협력업체의 피해가 커진다. 추가 자금지원도 없으며, 대규모 정리해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