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우리 아파트값 3억 더 비쌌는데”…부동산시장 '한파경보'

대출여력 부족 상황에서 매도·매수자 간 거래희망가 차로 관망세
매수심리 냉각에 거래량도 감소…당분간 분위기 이어질 수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 63아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도심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2023.12.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이달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9㎡(16층)는 21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그러나 같은 달 9일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 2층은 18억7000만원에 거래돼 집주인이 바뀌었다. 현재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는 동일 물건 호가를 많게는 5000만~6000만원 낮췄다.

#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84.97㎡(17층)는 이달 11억5000만원에 팔렸다. 그러나 앞서 지난달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은 각각 12억원(9층)·13억2000만원(23층)·11억7000만원(13층)에 매매됐다.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거세다. 같은 단지에서 며칠 만에 수억원 내린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한편, 집주인도 호가 조정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그러나 매수 대기자들의 대출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도·매수자 간 거래희망가격 차이가 여전해 관망세는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5%→-0.06%)·서울(-0.03%→-0.04%)·지방(-0.03%→-0.04%) 모두 하락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주택시장 경기 둔화 우려로 매수자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 매수 문의가 존재하나 거래는 한산하다”며 “일부 선호단지에서도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매매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심리는 냉각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7.4)보다 0.4포인트(p) 떨어진 87.0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8에서 83.4로 하락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2.1→81.4)가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5.5→85.3)보다 더 급격히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는 △6월 3846건 △7월 3588건 △8월 3867건 △9월 3372건 △10월 2311건 △11월 1767건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줄고 있다”며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을 떠나서 현재는 대출 여력 감소와 가격 하락 가능성 등으로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초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일지 예상이 안 되는 상황에서 매수 대기자가 본인의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