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서울아레나 착공식, 카카오 측 요청으로 연기(종합)

7월 한차례 착공 지연 이어 11월 30일 첫삽…카카오 사법리스크에 비용 조달 의구심 여전
'내부 폭로' 시공사 수의계약 문제도 불거질 가능성…카카오 "정밀 검토·이사회 의결 예정"

도봉구 창동에 들어서는 서울아레나 조감도(한화 건설부문 제공).

(서울=뉴스1) 최서윤 전준우 손엄지 기자 = 이번 주 예정했던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착공식이 연기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행사인 서울아레나의 100% 출자자인 카카오는 현재 주가 조작 등 혐의로 사정·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시공사 한화 건설부문 선정 과정에서도 수의계약 의혹이 불거진 터다.

11일 서울시는 "이달 14일 오후 2시 30분 개최하기로 한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착공식은 (주)서울아레나와 (주)카카오의 요청에 의해 연기됐다"면서 "현재 연기 이유와 향후 사업 추진계획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레나는 창동에 1만 8269석을 갖춘 음악 전문 돔 공연장을 짓는 서울 동북권 최대 문화복합시설 프로젝트다. 201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과 영화관, 대중음악지원시설, 상업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구상이다. 총사업비는 3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방자치단체가 단독으로 진행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탓에 8년간 표류하다 카카오가 출자자로 나서면서 추진이 성사됐다. 서울시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대표출자자인 카카오가 준공 후 30년간 시설 운영·관리를 맡는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가 작년 4월 서울아레나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이후로도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7월 예정한 착공은 이미 한차례 연기돼 지난달 30일에서야 겨우 첫삽을 떴다.

특히 카카오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내홍도 사업 지속 추진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앞서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은 안산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수의계약 의혹을 제기했는데, 두 곳 모두 시공사가 한화 건설부문이다. 안산데이터센터도 공사비가 1436억원에 달하는 굵직한 사업이다. 관련해 카카오는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서울아레나 착공식 지연 이유에 대해 "카카오 내부감사 영향도 있고, 서울아레나 대표(오지훈 카카오 부사장)가 직무정지된 상태라 카카오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카카오가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착공식 연기에 대해선 아직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계약 건과 관련해서는 카카오 측에 문의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한화 측은 이달 1일 보도자료를 내고 11월 30일 본격 공사에 착수한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울 아레나 건립 관련 예상 비용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비용 재산정 및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이후 착공식을 진행하려 한다"며 "이에 '정밀한 검토'와 이사회 의결 이후로 착공식을 연기할 것을 서울시에 양해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카카오 측은 "서울아레나 프로젝트에 대한 카카오의 의지는 변함이 없으며,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착공식 연기로 서울시와 도봉구, 케이팝과 공연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분께 우려와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