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준공 '불허'…충족 때까지 재검 받아야

지자체 인정 있어야 손배 대체 가능…손배 시 명단 공개
보강공사·방음매트 '융자→재정보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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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정부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신축 아파트에 대해 보완시공을 강제하고,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준공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의 층간소음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강공사와 저감매트 지원을 강화한다.

공공주택에는 2025년부터 최고 수준의 소음 기준을 적용해 민간의 기술 향상을 유도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축주택 소음기준 통과 때까지 준공보류…미충족 주택은 명단공개

이번 대책은 기존 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앞으로 지어질 주택의 층간소음 저감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이 '투 트랙'으로 시행된다.

먼저 신축 주택에 대한 대책으로 층간소음 성능검사 기준에 미달하면 사업 주체에게 보완시공을 의무화한다.

보완시공 후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재수검 의무를 부여한다. 사후조치를 이행하지 못하면 지자체가 사용승인을 보류한다.

기존에는 기준 미총족 시 사업주체가 손해배상을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으로 보완시공을 대체할 수 있다.

또 사업주체가 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손해배상을 하는 경우 임차인·장래매수인 보호를 위해 해당 아파트 명단을 공개한다.

소음 기준 점검 시기도 준공 8~15개월 전으로 앞당긴다. 공사 완료 후 보완시공을 해야 할 때 바닥 전면재시공이 불가피해 보완시공이 곤란한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지자체별 품질점검단은 골조 완성 전후로 바닥마감재 시공이 완료된 샘플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을 측정해 검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완하도록 한다.

아울러 성능검사 대상을 크기·층 등 유형별 가구 수의 2%에서 5%로 늘려 성능검사를 내실화한다.

국토부는 "보완시공 의무화 및 손해배상 시 정보공개는 주택법 개정사항이라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기축주택 보강 지원 강화…2025년부터 LH 소음 기준 1등급 적용

이미 지어진 주택의 층간소음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완화한다.

바닥방음 보강공사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는 융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상·금액·금리 등에 한계가 있어 자발적인 바닥 방음공사 유도가 원활하지 않았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재정을 보조하고, 그 외에는 융자 지원방안을 검토한다. 융자 지원 대상을 조합 이외에 개인이 시행하는 바닥방음 보강공사까지 확대하고 조건도 합리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융자는 기금운용계획을 개정하고, 재정 보조는 예산 일정을 고려해 2025년부터 시행한다.

방음매트 시공 지원 또한 2025년부터 유자녀 저소득층 대상의 보조사업으로 전환한다.

장기적으로는 층간소음 없는 공동주택 건설 기술 확산을 위해 공공이 앞장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에는 2025년부터 층간소음 1등급 수준(37㏈ 이하)을 전면 적용한다.

LH 공공주택에는 바닥 두께를 기존보다 4㎝ 상향(21→25㎝)하고 고성능 완충재를 사용한다.

이를 위해 2024년 시범단지부터 1등급 수준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시험시설 건립 등 기술검증을 거쳐 민간에 확산하도록 지원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새로운 기준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현행 기준을 잘 지키도록 하는 방안으로서 이미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건설사라면 이에 따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건설사가 품질관리를 허술하게 하여 발생한 불편을 국민들께 전가할 수 없도록 하겠다"며 "층간소음 종식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