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후 첫 적자 낸 LX, 비상 경영선포…자산 팔고 채용 줄인다

경영진 임금 20%·지역본부장 임금 10% 반납…유휴자산 8곳 매각
명예퇴직·자기개발 휴직 확대…신규 인력 충원 최소화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을 찾아 자사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마련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 제공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이 30일 자사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LX는 측량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수입이 27.5% 감소했다. 반면 인건비 부담 등 지출이 15%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1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약 5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어명소 사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도 흑자를 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며 “인건비 등의 고정비가 많이 늘고 매출이 줄면서 700억~800억원의 적자 구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마련된 혁신안에 따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임금 20%를, 지역본부장은 임금 10%를 반납한다. LX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초과근무수당·연차유급휴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인건비 지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유휴자산 8곳은 매각한다. 우선 용인시에 있는 구 국토정보교육원 부지 등을 매각하고, 우량 자산인 LX서울지역 본부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로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조직과 인력의 단계적 효율화를 추진한다. 업무량이 급감된 지사를 광역화해 현재 167개인 지사를 오는 2026년까지 137개 지사로 감축한다. 또 명예퇴직과 자기개발 휴직을 확대하고 신규 인력 충원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신사업 모델 발굴과 기술 혁신에도 나선다. 지적 측량에 공간정보를 융·복합한 신사업을 확대 발굴하고 네이버 등을 비롯한 민간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공간 정보 인프라 사업 수주에 주력한다. 지적 측량 혁신을 통해 확보된 유휴 인력은 전문 교육을 통해 공간정보 신사업 전문가로 재배치한다.

LX는 어명소 사장과 민간 전문가를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LX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해 혁신안을 점검하고 신사업 발굴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어 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인력을 많이 늘렸는데, 지금은 매출이 줄고 이런 부분이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퇴직과 신규 직원 채용 최소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력이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 등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부분인데, 적자가 계속돼 부채비율이 200~300%가 되면 나중에 신입사원을 못 뽑게 될 수 있다”며 “3~4년 잘 버티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