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잡으려다 非아파트 임대시장 붕괴 우려"…오늘 HUG 앞 집회

"공시가 126%까지만 전세보증, 사실상 가격 통제" 주장

전국레지던스연합회·전국오피스텔협의회·전국임대인연합회 회원들로 구성된 전국비아파트총연맹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주거시장 안정화 촉구 기자 간담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건전한 주택임대시장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주택임대사업자 등이 포함된 전국비(非)아파트총연맹은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부산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 현실화를 요구한다.

올초 전세사기 방지 대책으로 도입된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한도 축소(공시가의 150% →126%) 조치가 사실상 가격 통제이자, 빌라 임대시장을 교란해 시세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30일 연맹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올해 5월 1일부터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의 126%로 제한했다. 공시가의 150%까지 무분별하게 보증해준 기존 제도 자체가 전세사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HUG 보증 하에 전세자금대출을 90%까지 허용하면서 빌라 전셋값이 고공행진 했다. 세입자도 집값이 '뻥튀기' 됐다는 걸 인지했지만, 당시엔 저리로 대출이 충분히 나오고 공공이 보증하다 보니 매맷값보다 높은 전셋값을 제도가 떠받친 격이 됐다.

다만 작년 말부터 크게 불거진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수요가 줄고, 금리 인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연립·다세대 임대사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집값이 20~30%씩 하락하는 와중에 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맞추려면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많게는 수억원을 낮춘 가격에 세입자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씩 보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가 감당해야 하는 보증금 반환분은 십수억에 달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역전세 대책 일환으로 보증금 반환대출을 마련했지만, 임대인들은 보증한도 확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국비아파트총연맹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으로 내놓은 대책들이 임대인의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29일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2023. 11. 29/뉴스1(단체 제공)

이달 7일 전국임대인연합회와 전국레지던스연합회, 전국오피스텔협의회가 뜻을 모아 전국비아파트총연맹을 결성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 일변도라 소외되는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에서 모였다.

지난 23일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내 빌라·생활숙박시설·오피스텔 각각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청원은 전날(29일) 기준 2만441명의 동의를 받았다. 30일 이내 5만 명 동의 시 정책 반영 검토가 이뤄지게 된다.

전날엔 위헌법률심판도 청구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으로 내놓은 대책들, 특히 HUG 전세보증 심사기준의 주택가격 산정기준을 공시각격의 140%, 주택가격 담보인정비율을 90%로 각 정한 부분이 임대인들의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다.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부산 남구 HUG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강희창 전국비아파트총연맹 공동회장 겸 전국주택임대인연합회 총무는 "아파트의 KB시세는 공시가격의 160~170%에 달하므로, KB시세가 없는 비아파트의 경우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서의 활용과 보증보험 가입기준 중 주택가격 산정기준을 공시가격의 180%, 주택가격 담보인정 비율을 100% 인정해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