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 뭐든 거래됐으면”…한달새 서울 아파트 매물 1만개 늘었다

매수심리 여전히 기준선 하회…관망세 짙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대출 금리 상승, 매도·매수인간 희망가격 차이 등 영향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 단지들. 2023,10.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집을 내놨는데, 몇 달째 안 팔리고 있어요. 집 보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답답하네요. 대출 금리 부담 등이 문제라고 하는데, 가격을 낮춰 급매물로 내놔야 할지 고민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매매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전세도 고려하고 있어요.”(40대 자영업자 김모씨)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월세 물건이 한 달 새 총 1만개 이상 증가했다. 다만 동일 물건을 매매·전세로 모두 내놓는 경우가 있어 실제 늘어난 수치는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증가한 매물뿐만 아니라 한 개의 물건을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도 부동산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보고있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9404개로, 전달(7만4159개)보다 5245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은 3만915개에서 3만4564개로, 월세 물건은 1만8604개에서 2만319개로 각각 증가했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살아나던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인데,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며 “상황이 여의찮아 매매로 내놨던 물건을 전세로 거래하려는 일부 집주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연말 돈이 필요한 자영업자 등이 자금 조달 목적으로 매물을 던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심리는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88.3으로, 전주(88.2)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2에서 86.1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95.3으로, 전주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장 역시 대기 수요자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전세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공급)이 살 사람(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원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 위주로 일부 상승 거래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매도·매수인 간 거래 희망 가격 차이로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중단된 지난달 이후 늘었던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이자 부담이 늘면서 주춤해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아파트값 하락이라는 시장 참여자의 학습효과 또한 매수자의 관망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대출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 위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