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올해 전세금 대신 갚아준 세입자 처음으로 1만명 돌파…"2.4조원 규모"

올해 대위변제 이미 1만611건…지난해 4296건보다 2배 이상 늘어
전문가들 "재무건전성 악화 막기 위해 HUG 부담 분산해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국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집중 집회'를 하고 있다. 2023.10.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집주인이 전세금을 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대신 돌려받은 세입자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HUG가 대신 갚아준 전세금(대위변제액)만 총 2조3602억원이었다.

21일 HUG에 따르면 HUG의 올해 1~9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건수는 1만611건(2조3602억원)이었다.

대위변제 건수는 올해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가 4296건(924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올해는 9개월만에 지난해 두 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HUG의 대위변제는 매년 꾸준히 늘어왔다. △2015년 1건(1억원) △2016년 23건(26억원) △2017년 15건(34억원) △2018년 285건(583억원) △2019년 1364건(2837억원) △2020년 2266건(4415억원) △2021년 2475건(5040억원)이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임대차사이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는 1만3903건이었다. 사고 금액은 3조124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5443건(1조1726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HUG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 결국엔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야 한다"며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도적으로 전세보증에 대해 HUG가 독박쓰는 구조가 자리잡혀 있어 모든 부담이 HUG에 쏠리고 있다"며 "여러 보증기관이 서로 부담을 나눠가지는 구조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