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 도공 사장 “유지·보수위해 통행료 현실화·PSO 보전 필요”[인터뷰]①

“4차 산업기술 활용해 교통안전 향상 및 유지·보수 비용 낮춰야”
경영여건 개선위해 해외수주 확대 적극 추진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오빌딩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8.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대담=김희준 건설부동산부장 = “쓸데없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리는 건 의미가 없지만 현실화는 필요합니다. 안전 확보가 필요한 터널·교량 유지·보수 등을 위해 적정한 수준으로 통행료가 책정돼야 합니다. 해외 사업은 국내 고속도로 건설 물량 축소 등 녹록지 않은 대외 경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취임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함 사장은 내실을 다지기 위해 힘썼다. 통행료 현실화를 고민하면서 해외 수주 확대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도공 혁신 과제인 ‘미래 도약 50’은 이 같은 노력을 구체화하고 스스로를 담금질하기 위해 함 사장이 마련했다.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도로공사 업무지원센터에서 만난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현재의 도공을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함 사장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바라본 도공은 단순히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유지관리하는 공기업이었으나 취임 후 여러 현안을 함께 고민하면서 우수한 인력 구성원을 기반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역동적인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도공은 지난 6월 발표한 정부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달성했다. 4년 연속 최고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이는 국민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선진화된 안전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친환경·탄소중립 등의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집무실에 설치된 미래도약 50 상황판. /도로공사 제공

◇경영방침 세부과제로 ‘미래도약 50’ 마련…공공성 강화 핵심과제인 교통안전 향상 주력

함 사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경영방침의 세부 추진 과제로 ‘미래도약 50’을 선정했다. 임기 내 모든 과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집무실내 별도 상황판을 제작해 추진 현황을 살피고 있다. 여기에는 △고속도로 기상예측 시스템 구축 △교통차단 없는 터널 점검 등이 담겼다.

그는 “미래도약 50은 내·외부 전문가와 국민 의견까지 반영해 선정한 과제”라며 “도공 사장으로서 고속도로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과제가 내실 있게 이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도공의 공공성 강화 핵심과제인 교통안전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년 전과 비교해 교통량이 90% 이상 증가했음에도 사망자 수가 4분의 1로 줄어든 건 도공의 교통안전 대책이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2028년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5위 수준까지 낮추는 게 목표입니다.” 함 사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오빌딩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8.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도로 유지·보수 고려해 통행료 현실화 필요…철도와 같이 도로도 PSO 보전돼야”

함 사장은 고속도로 통행료 현실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통행료는 지난 2015년 4.7% 인상 이후 8년째 동결 중이다. 그러나 노선연장·노후도 증가 등으로 유지 관리비가 매년 크게 상승하면서 연간 통행료 수입을 도로 유지 관리비 등으로 나눈 원가 보상률이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그는 “선택·집중을 통한 효율적 예산관리, 경상경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을 80%대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신규 노선에 대한 건설투자비와 민자노선 요금인하를 위한 도공의 보조금 지원액 등 투자 지출이 늘고 있어 국민 경제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인상 검토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통행료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철도와 같이 강행 규정으로 (도로도) 통행료 감면 관련 공익서비스비용(PSO) 보전이 필요하다”며 “감면 금액 미 보전으로 인한 수입 감소는 도로운영 재원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어, 안전한 주행환경 조성을 위해서라도 PSO 보전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드론 등 4차 산업기술을 도로 유지·보수 등 관련 분야에 적극 활용할 경우 통행료 상승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도로공사 제공

◇“경영여건 개선위해 해외사업 적극 추진…해외수주 연간 500억달러 프로젝트 달성 보탬될 것”

함 사장은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해외사업을 깊이 있게 살피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해외사업을 진행한 도공은 현재까지 41개국에서 200건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향후 10년 내 1000㎞ 이상의 해외도로 운영관리·연 매출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그는 “과거 도공의 해외사업은 시공감리나 컨설팅 분야에 국한된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운영유지관리(O&M)에 엄청난 노하우를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공의 해외 신규 O&M 사업의 대표적 성과물로는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와 N8 고속도로 프로젝트가 꼽힌다. 이는 정부 간 협력을 통한 해외 O&M 사업 첫 사례로, 지난해 5월부터 오는 2027년까지 해당 도로의 유지관리를 담당해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의 유지관리 업무도 시작했다. 계약 기간은 2038년까지로, 용역비는 1800억원에 달한다. 도공은 앞으로 인도에서 운영 중인 기존 유료도로의 지분 인수를 통한 O&M 사업 참여를 검토함과 동시에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후속으로 진행될 민관협력(PPP)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첨단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고도화를 이룩하는 한편 ‘원팀 코리아’로 민간과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해 정부의 해외수주 연간 500억달러 프로젝트 달성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함 사장은 도공의 역할을 힘줘 말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