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경쟁력 찾아라"…LNG사업 뛰어든 건설사들

LNG 장기투자엔 신중론…"재생에너지와 비중 조절 필요"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통영천연가스발전소 전경(HDC그룹 제공)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HDC그룹과 한양 등 아파트 주택건설사업 비중이 높았던 건설기업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으로 미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글로벌 탄소중립 추세를 감안할 경우 LNG에 대한 장기 투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에너지 개발 분야 진출 첫 프로젝트로, 통영천연가스발전사업을 진행하는 민자사업 통영에코파워에 60.5% 최대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1012㎿급 LNG 발전소 1기와 20만㎘급 LNG 탱크 1기 등을 갖추게 된다. 건설 공정은 이달 기준 약 70%가량 진행됐다. 올해 12월 시험 운영을 거쳐 내년 6월 종합준공, 7월 상업운전 개시 일정이다. 부지 자체가 한국가스공사의 LNG 생산기지와 인접하며, 공사 제조시설 이용 합의도 체결했다.

HDC그룹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 관계자는 "무공해 청정연료인 LNG만을 사용하는 통영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을 진행해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잡으며 미래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도 전남 여수 묘도에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을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들 기업이 에너지 신사업에 뛰어드는 건 부동산 경기가 급등락을 거치며 침체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위기 타개책으로도 풀이된다. HDC그룹은 전체 매출에서 주택·건축 등 건설 부문 비중이 71.31%(올해 1분기 기준)에 달하고, 한양도 건축주택 부문이 85%를 차지할 만큼 주택경기 의존도가 높다.

한양 관계자는 "아직 공사 단계이지만 현재로선 LNG 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 관계자는 "아직은 수치를 얘기하기보단 에너지 개발 분야 첫 진출하는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민관 합동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와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려면 LNG에만 치중하기보다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확정한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천연가스 국내 수요는 연평균 1.38%씩 감소한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LNG 발전 비중을 2036년 9.3%까지 줄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LNG는 작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시작된 에너지 수급 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유럽연합(EU)도 어디까지나 LNG를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에너지'로 보고 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10년 전 추진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지금은 애물단지가 돼버린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건설사들도) 투자의 회수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은 묘도에 수소와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암모니아, 집단에너지 사업을 포괄하는 에코 에너지 허브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해남에서는 2020년부터 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소를 포함해 향후 재생에너지 허브 터미널을 추가로 구축, 사업을 더욱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