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15일만에 종료…정부 '3조 피해' 손배청구 나서나

총파업 종료, 과반 찬성…16일만에 종료
안전운임제 두고 강대강 대치 지속될듯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16일째를 맞은 9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서 화물차들이 컨테이너를 나르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 결과는 파업 종료로 가결됐다. 2022.1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 16일째, 총파업 종료를 선언하며 향후 정부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나설지 주목된다.

정부가 '선 복귀, 후 대화' 원칙을 강경하게 고수 중이고, '안전운임제 3년 연장'도 무효화됐다는 입장이라 파업 종료에도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과반 찬성으로 총파업 종료…정부 손배청구 나서나

화물연대는 9일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철회 여부에 대한 현장투표를 진행 후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화물연대는 전날 오후 7시부터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있는 민주노총 대전지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조합원 총투표에서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16일째 이어진 총파업은 종료됐다.

장기간 파업에, 산업계 피해는 3조5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까지 내렸으나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가 급격히 누적된 영향이다.

파업은 종료됐으나, 정부가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국토부는 공공기관이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지원한다는 의미다"고 밝혔고, 이창양 산업통산자원부 장관도 "무역협회 등에서 검토 중인 중소화주의 손해배상 소송 지원방안도 다른 협단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이 아닌 정부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직접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물파업으로 인한 직접적 손해를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지만, 직접적 피해자가 정부가 아닌 화물주 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체 또한 개별 노동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정기적인 계약이 아닌, 개인사업자 대상 건건의 발주라 단순히 업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나서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이에 정부가 형사·행정적 부분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앞선 사례로는 지난 2020년 대한의사협회 파업 당시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등 27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이를 미이행한 전공의 등을 형사고발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합의 후 이들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반면 정부가 시행사 등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시행사 등이 다시 화물연대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LH의 공공주택 사업처럼 정부가 당사자로서 직접 손해배상 청구권자로 나설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 품목확대"vs"선 복귀, 후 대화"

화물연대는 정부여당이 '안전운임제 3년 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안전운임제 품목확대에 대한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총파업에 따라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무효화됐고,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파업이 종료됐으나, 안전운임제를 두고 당분간 '강 대 강' 대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2018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2개 품목에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품목 확대의 경우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는 대상을 기존 시멘트, 컨테이너 화물 등에서 철강, 택배, 위험물 등 5개 품목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을 말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적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며 "안전운임제 품목확대 논의를 요구하고 있으나, 품목확대는 불가하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권에선 야당이 여당의 불참 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단독 의결했다. 애초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과 함께 적용 품목 확대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하자 우선 일몰 시한만 3년 연장하자는 정부·여당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