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16일 만에 종료되나…오전 총투표(종합)
원희룡 "선 복귀, 후 대화" 원칙 재확인
시멘트 출하량 완전 정상화…파업 참여율 10%대
- 김도엽 기자, 김진 기자, 금준혁 기자,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진 금준혁 구교운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16일째,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총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선 복귀, 후 대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이 제시한 '안전운임제 3년 연장'도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나서며 '무효화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3년 연장, 품목 확대 등 논의도 화물연대가 우선 현장에 복귀를 하고 나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화물연대 오전 총파업 철회 여부 총투표…오후 결과 발표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철회 여부에 대한 현장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 결과는 이날 정오쯤 서울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전날(8일) 오후 7시부터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있는 민주노총 대전지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조합원 총투표에서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봉주 위원장은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강경탄압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정부와 여당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입법하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의 결정이 총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전혀 상관없다"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조합원이 흩어지는 등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화물차 안전운임제 일몰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한다.
국토위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소위에서 법안이 의결되면 곧바로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화물연대의 총파업 철회 투표가 이날 오전 진행되는 만큼 소위에서 법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파업 철회 결정이 난 뒤에 법안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우선 소위를 단독으로 소집해 법안을 의결하고 이후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합의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선 복귀, 후 대화' 원칙 재확인…"현명한 판단 기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철회 여부 총투표에 대한 입장'이란 글을 올리며 "'선 복귀, 후 대화'라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며, 여기에는 어떠한 조건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적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품목확대 논의를 요구하고 있으나, 품목확대는 불가하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2018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2개 품목에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품목 확대의 경우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는 대상을 기존 시멘트, 컨테이너 화물 등에서 철강, 택배, 위험물 등 5개 품목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을 말한다.
원 장관은 이날 화물연대의 총투표에 대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와 국민 불편을 16일 동안이나 끼치고 운송개시명령이 두차례 발동되고 나서야 뒤늦게 현장 복귀가 논의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총투표에서 화물연대 구성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멘트 출하량 완전 정상화…피해액은 1195억원
총파업으로 한때 5%대까지 떨어졌던 시멘트 출하량이 업무개시명령 10일째인 8일 평시 대비 100% 이상 올라왔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출하량은 19만5000톤으로 평소(18만톤) 대비 1만5000톤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피해액은 1195억원이다.
지난달 29일 정부의 시멘트업종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비노조원 차주들이 현장에 돌아오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빠르게 늘었다. 전체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3000여대 중 10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인데, 협회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 일부도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출하는 화물연대 총파업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5~10%대에 머물렀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튿날인 30일부터 운송을 개시하는 차주들이 점차 늘어나며 출하량도 늘었다.
정부는 또 시멘트 출하량 확대를 위해 BCT의 과적(26→30톤)을 임시 허용했고, 비노조원의 운송 재개에 대한 화물연대 차주들이 방해 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을 투입하기도 했다.
◇파업 참여율 10%대…출정식 대비 34% 수준으로 감소
전날 오후 5시 기준 국토부 집계 자료에 따르면 총파업 집회 참가인원은 3300명으로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중 15% 수준이다. 출정식 9600명(34%)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업무개시명령 이행여부 현장조사에서 추가로 확인된 미복귀자는 없었다. 국토부는 지자체, 경찰과 함께 현장조사반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 중이다.
화물연대의 역대 최장 파업 기간은 출범 이듬해였던 지난 2003년이다. 당시 화물연대는 5월 1차 파업에서 14일, 8월 2차 파업에서 16일 동안 총파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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