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에 매물 걷는 인천·경기 집주인…6개월 만에 '13만건'
인천·경기 매물, 발표 전보다 4% ↓…"일부 집주인 분위기 변화 기대"
"집주인과 달리 매수자 '요지부동'…고금리에 분위기 반전 없을 것"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인천·경기 지역 아파트 매물이 약 6개월 만에 처음이 13만건대로 줄었다. 정부가 최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여서다. 부동산업계는 매도자를 중심으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나, 금리 인상으로 매수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해 매물 감소에 따른 집값 상승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인천·경기 아파트 매물은 13만8932건이다. 지역별로 인천 2만6133건, 경기 11만2799건이다.
인천·경기 아파트 매물이 13만건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16일(13만7270건)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두 지역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9월 전후를 기점으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 하반기 줄곧 14만~15만건대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위축, 매물이 쌓인 결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변화가 감지됐다. 바로 국토교통부의 전방위적인 수도권 규제 지역 해제 발표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서울과 과천·성남·하남·광명 등 서울 인접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효력은 14일부터 발생했다. 규제 지역 해제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규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국토부의 이 발표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매물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일 인천과 경기의 매물은 각각 2만7054건, 11만7792건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 매물은 4일 전보다 각각 3.4%(921건), 4.2%(4993건) 감소했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각각 1.5%(410건), 1.8%(2124건) 증가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경기 규제 해제 지역 중 고양 일산서구, 안성, 의왕 등의 감소폭이 비교적 컸다. 일산서구 매물은 지난 10일 3321건에서 지난 14일 3090건으로 7%(231건) 감소했다. 지난 9월 규제 지역에서 벗어난 안성 역시 같은 기간 125건(7%) 줄었다. 같은 기간 의왕도 매물이 6.6%(104건) 감소했다.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규제 지역 해제 발표 이후 일부 집주인이 분위기 변화에 기대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성 동탄신도시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몇몇 집주인이 호가를 올릴 수 있겠냐, 이제 살 사람이 좀 생기겠냐 등 문의를 한다"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대세는 아니지만, 일부 매도자가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집주인의 기대와 달리 매수자는 '요지부동'으로 시장 약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 매수자의 심리 위축이 이어져 거래 절벽은 유지될 것으로 봤다. 12월부터 허용될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허용 역시 일부 실수요 유입이 있을 수 있으나,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매수자의 입장에선 규제지역 해제로 매입 의지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집값 상승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에 육박하고 DSR 규제가 남아 있어 LTV가 완화해도 고소득자가 아니면 대출 한도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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