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 10건 중 7건이 주인 못 찾았다…경매시장도 '썰렁'
9월 수도권 낙찰률 30%…서울 22.4%·인천 26.5% 역대 최저급
"한두 차례 유찰돼야 응찰자 모여"…낙찰가율도 70~80%로 '뚝'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경매 시장에도 한기가 돌고 있다. 9월 경매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 중 10건 중 7건이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서울과 경기, 인천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총 366건으로 이 중 낙찰된 건은 110건(낙찰률 30.00%)에 불과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서울 아파트 경매도 싸늘하게 식었다. 9월 진행 건수는 67건이었지만, 그중 15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22.40%로 10건이 경매에 나오면 약 8건이 유찰된 셈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법원 휴정이 잦았던 2020년 3월(10%)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법원 다수가 문을 닫으면서 전체 경매 건수가 10건에 그쳤고, 그중 1건만 낙찰됐다.
2020년 3월 수치를 제외하면 9월 낙찰률이 지지옥션이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래 역대 최저다.
같은 기간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26.50%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83건의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지만, 이 중 22건만 낙찰됐다.
경기도 아파트는 216건이 나왔지만 73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은 33.80%로 지난 2012년 8월(32.00%)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 낙찰률로 집계됐다.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바닥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9.70%로 올해 처음으로 90%선을 하회했다. 2020년 3월(83.30%) 이래 최저다.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3년 8월(78.40%) 이래 약 9년 만에 최저치인 79.70%로 집계됐다.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80.00%로 8월(78.00%)에 두번째로 낮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고, 가격을 낮춘 급매 위주로 거래되다 보니 경매에서의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에 한두 차례 유찰이 돼야 응찰자들이 모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똘똘한 한 채' 강남구 아파트조차 한차례 유찰된 다음에야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23억1000만원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84㎡(30층)는 1회 유찰 뒤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 그대로 낙찰됐다. 같은 면적 직전 거래는 지난 5월 기준 27억원대였다. 세 대비 대폭 낮은 가격이 아니면 응찰하려는 이들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남구 일원동 목련타운 전용 134㎡(2층) 또한 한 번 유찰된 이후 감정가 23억5000만원 대비 7% 낮은 값인 21억8550만1000원에 주인을 찾았다.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27억~28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경매 시장에서도 당분간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대출 규제, 금리 인상과 같은 이슈가 계속되고 있어 침체 분위기가 경매 시장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매시장 거래가 풀리고 거래 가격이 올라가야 경매 시장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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