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급증에 '영끌'도 실패"…'2030' 손터는 부동산시장
"대출 의존도 큰 20대 매입 비중 더 줄 수도"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매수세 큰 변화 없어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젊은 층인 2030세대의 매수 발길이 뚝 끊어졌어요. 주택 구입을 희망했던 사람까지 문의 취소를 하는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도 당장 주식 등 투자가 잘 안되고 금리 인상이 무서워 주택 구입이 꺼려진다는 말을 많이 하네요.”(서울 마포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등으로 주택을 적극 매입했던 30대 이하가 부동산 시장을 떠나고 있다. 2년여 전 최고 35%를 웃돌았던 이들의 주택 매입 비중은 점차 하락해 해당 기간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 기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대출 규제 완화에도 2030세대의 매수 움직임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6617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대 이하 거래량은 1654건으로 전체의 25.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해당 통계 집계 이래 20%대를 유지하던 30대 이하 주택 매입 비중은 지난 2020년 7월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했다. 이후 등락을 보이다 같은 해 12월 35.6%까지 치솟았다. 이후 30% 안팎을 유지하던 이들의 주택 매입 비중은 지난 6월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전국으로 봐도 2030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은 하락세다. 30대 이하 전국 주택 매매 비중은 올해 1월 25.6%로 하락 전환된 이후 점진적으로 떨어지다 지난 6월 23.2%까지 내려앉았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금과 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2030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줄 수 있는데 특히 대출 의존도가 큰 20대의 비중 더 많이 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저가 규모의 주택 거래가 지속될 수 있어 급락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80%까지 확대되고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늘어남에 따라 30대 이하 주택 매수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 등이 더 큰 압력으로 작용해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소장은 “현재 주택 가격이 고점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인데 집을 사기 위해 여전히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을 최대로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소득이 발생해야 하는데 매입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매수심리 냉각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 5월 16일 94.1을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25일 91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9년 11월 18일(90.3) 이후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용산구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가 실효성 있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DSR 완화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됐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며 “2030세대가 사회초년생이라는 점에서 소득이 적은 경우가 많은데 이번 대출 규제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매수 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hwsh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