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美 북한인권행사서 6분간 영어 연설…"불의 키우는 건 무관심"

북한 주민 인권에 대한 관심 촉구…"가장 어두운 곳에 손 내밀어 달라"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인 배우 유지태씨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통일부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에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7.22.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인 배우 유지태 씨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유 씨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통일부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에 연사로 나섰다.

유 씨는 영어로 진행한 축사에서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저는 자연스럽게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인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며 "북한에 대한 제 관심과 유대감은 저를 탈북민들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하도록 이끌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북 여성이 겪는 고난과 시련을 다룬 웹툰 '안까이'를 언급했다. 유 씨는 '안까이'의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했다. '안까이'는 아내, 내 여자라는 뜻의 함경도 방언이다. 초기 콘셉트부터 최종 대본까지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고 유 씨는 소개했다.

그는 "심각한 인권침해를 피하기 위해 북한에서 탈출한 여성들은 탈북 과정에서 더 가혹한 인권침해에 직면하고, 남은 평생을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게 된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자신을 종종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미디어인 웹툰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탈북민들이 겪는 고통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특히 "북한 인권문제는 북한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종종 특정한 색깔로 그려진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북한 내부의 주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제 위치에서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포착하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불의를 키우는 것은 불의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들의 무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눈을 감지 말고 등을 돌리지 않으며 행동해 달라. 저는 우리의 행동이 그들의 나라에 의해 무시돼온 북한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상처를 치유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에게 가장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주길 촉구한다"는 말로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엔 김영호 통일부장관과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참여했다.

김 장관은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는 대다수가 누리는 가장 보편적인 기본 권리에서조차 철저히 소외된 북한 주민의 인권을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탈북민들은 미국의 초기 이민자들처럼 자신의 자유와 인권을 찾아 목숨을 걸고 북한 땅에서 탈출했다"면서 한국에 정착한 3만4000여명의 탈북민이 "폐쇄된 북한 땅에서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고통과 인권침해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북한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가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는 가치동맹"이라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함께 지키면서 북한인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와 인권의 상징인 북한이탈주민들은 우리의 빛 샐 틈 없는 튼튼한 동맹을 엮는 씨줄과 날줄이 돼 주고 있다"며 "자유와 인권을 찾아 북한을 떠난 북한이탈주민 한분 한분의 꿈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제정했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매해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계기로 탈북민들의 자유를 향한 숭고한 여정을 기념하고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기 위한 허브를 구축해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터너 특사는 인사말을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는 젊은 탈북민들의 노력을 칭찬하면서 "앞으로도 이 문제를 맡고 있는 젊은 리더들에게 계속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